불안과 함께 걷는 길

by DJ

불안과 고민은 마치 구름처럼 우리 삶에 찾아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흘러다니고, 해가 떠있어도 우리 마음 한구석을 가려버립니다. 기쁨이나 기대만큼이나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감정입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불안은 사라져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동행해야 할 감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문제 그 자체로 여깁니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보다는, 그 문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입니다. 다시 말해, 불안은 ‘문제’의 문제가 아니라 ‘기분’의 문제입니다. 똑같은 상황도 어떤 이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깊은 걱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 차이는 문제에 대한 해석과 감정의 반응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우울감이 밀려오거나 불안이 커질 때, 가만히 앉아 걱정을 되뇌기보다 몸을 움직입니다. 운동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면, 뇌에 혈류가 원활히 공급되고 도파민, 세로토닌,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들이 작용하여 기분이 서서히 나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흥미로운 점은, 상황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기분은 가벼워지고 불안은 한 걸음 물러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몸과 감정은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감정도,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증이 없다면, 우리는 다친 곳을 자각하지 못한 채 몸을 더욱 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심하고,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합니다. 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저녁, 몸이 무겁고 졸음이 쏟아질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나 참 열심히 살았구나.’ 피로는 단순한 신체의 반응이자, 때론 성취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합니다.


불안도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안이 없다면, 사람들은 앞뒤를 재지 않고 무모하게 행동할지 모릅니다.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덤비는 태도는 우리 삶에 큰 대가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불안이 있기에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합니다. 적당한 불안은 오히려 삶을 더 깊이 성찰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지는 힘이 됩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안주하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경험이 쌓이면 불안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아도, 새로운 일 앞에서는 여전히 불안이 고개를 듭니다. 익숙함은 늘 불안을 줄여주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는 불안 속에서 움직이는 법을 조금씩 배워갈 뿐입니다.


불안은 삶의 그림자와도 같습니다. 그림자를 없앨 수는 없지만, 햇빛을 따라 걸어갈 수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림자를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그 그림자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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