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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소통의 중요성

by DJ

리더가 조직을 이끄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명확한 비전과 핵심 우선순위를 세우는 일입니다. 방향이 없다면 속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작업이 출발점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비전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조직 전체에 깊이 공유되지 않고 구성원들의 언어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벽에 걸린 문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은 늘 회사 안팎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경제 환경, 경쟁사의 전략, 소비자의 요구, 심지어 사내의 작은 소문까지도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이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에 집중해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명확한 답을 듣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리더는 종종 착각합니다. “나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체 회의에서 몇 번 말했고, 연례 보고서에 담았고, 사내 게시판에도 올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리더의 입장에서 ‘충분히’일 뿐, 구성원의 입장에서 ‘충분히’는 아닙니다.


비전과 우선순위는 한 번 말하고 끝낼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반복되고 또 반복되어 구성원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구성원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그것은 비로소 그들의 것이 됩니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의 팀원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만약 그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없다면, 지금까지 말한 횟수보다 다섯 배는 더 자주,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때입니다.


소통의 방식은 다양합니다. 회의와 이메일, 티타임과 일대일 면담, 메신저와 브리핑 자료까지. 리더는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비전과 우선순위를 계속해서 전하고, 그것의 의미를 함께 되짚어야 합니다.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은, 비전과 우선순위는 고정불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비전은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기에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화하면 비전도 다시 조명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는 더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기술의 발전, 시장의 변화, 고객의 기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를 던집니다. 따라서 우선순위는 상황에 따라 조정되고, 그 과정은 임의적이 아니라 관찰과 소통, 성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늘날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입니다. 어제 유효했던 전략이 오늘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리더가 과거의 성공 공식을 붙잡고 변화에 둔감하다면, 조직은 위기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진짜 위기는 대개 갑작스럽게 오지 않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 어느 순간 현실로 드러날 뿐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리더는 ‘지금은 괜찮다’는 순간에도 비전과 우선순위를 점검합니다. 변화의 낌새가 없을 때, 조직이 안정돼 보일 때, 오히려 더 깊이 질문하고, 방향을 다듬어야 할 순간입니다.


비전은 리더만의 언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구성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말하고 실천하는 조직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리더는 그 여정의 앞에 서서 방향을 가리키고, 묻고, 되묻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사람입니다. 조직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그 끊임없는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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