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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친엄마?

by 소쿠리 Mar 08. 2025

어느 날 저녁, 지민은 아이와 함께 밖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앞서 뛰어가던 아이는 집까지 갔다가 돌아서서는 지민에게 뛰어왔다.


“엄마! 아빠 친구가 왔어.”


“아빠 친구가 집에 왔다고?”


지민은 궁금한 마음에 집 앞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집 앞에 어떤 여자가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차 안의 여자는 지민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지민은 어쩌면 이 여자가 아이의 친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민이 누구냐고 묻기도 전에 차는 떠나버렸고, 지민은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떤 여자가 집 앞에 왔다 갔는데, 아마도 아이의 친모 같아. “


남편이 말했다.


“이사 가야겠다."


“왜?”


“또 올지도 모르잖아.”


지민은 그 여자가 아이의 친모라면 잠깐이라도 아이를 만나게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루 이틀 지나자 지민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여자가 친모가 아니라 남편과 어떤 관계가 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었던 지민은 전화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얘기해 주는 게 좋겠어. 그 여자 진짜 누구야?"


"..."


"말해 주는 게 나한테 좋은 거야. 얘기해 줘."


"... 나랑 만나는 여자야"


지민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라 하더라도 불륜은, 바람은 다른 일이었다. 지민은 배신감에 견딜 수가 없었다. 혼자인 것이 고통스러워서 결혼을 했지만, 결국 또 혼자가 되었다고 느꼈고, 인간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다시 버림받는 것 같았다.


버림받음은 지민에게 언제나 두려움을 주는 일이었다.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면, 두려워하는 그 일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대학 다닐 때 5년 만나던 남자친구에게도 버림받을 것을 늘 두려워했던 지민이었다. '그래서 결국 버림받았지.' 불현듯 그때가 생각났다. 지민은 그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10년 동안 방황했었다. 그리고 이번엔 결혼한 남자에게서 버림받았다. 이쯤 되면 5년의 저주라고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민의 결혼생활은 그렇게 5년 만에 끝이 났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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