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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넘나든 기억 하나 (생사는 한찰나 사이)

전광화석 같은 찰나에 내린 정확한 판단

by 수호천사 Mar 21. 2025

맑은 정신에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16년 여름

고속도로에서 110킬로 시속으로

달리고 있는데

200~300미터 앞에서 4톤 넘는

고속도로 정비차량이

갓길에서 웬일인지 방향을 틀면서

차를 좌후진해 들어왔다.

고속도로 정비 차량이라면

교육받은 인원 들이었을 텐데.

전날에 마신 술이 깨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사람은 하루에 몇 초씩

정신이 빠져나간단다는 속설이 맞는 것인지

그런 황당한 일이

불과 2초 사이에 내 눈앞에 벌여지고

있었다.

두 번째 차도에서 달리고 있었고

1~2초 사이에 정면 충돌하여 큰 참극이

벌어질 수 있는 순간이고

전날에 대학동창들과 모임을 가져 술을

적지 않게 마신 후였다.

조수석에는 대학교 때 제일 친한 친구가

앉아있고

뒤좌석에는 여자 후배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제일 어린 후배 한 명은 눈을 감고

졸고 있고

내 친구와 나머지 두 명은

너무 놀라 소리도 못 지르고 어어어 하는

소리만 냈다.


급 브레이크 밟아도 영낙없이 충돌할 것이고

조수석에 앉은 친구가 큰 사고를 당하고

다섯 명 모두 크게 다칠 수가 있었다.  

그 전광화석 같은 찰나에

난 엑셀을 확 밟아 속도를 확 높이고

차량을 좌측으로 조금 방향을 틀며

그 정비차량을 거의 스치다시피

확 뚫고 나갔다.   


옆에 앉은 친구는 혼이 절반 나간 상태로

한참 아무 말이 없다가.

죽다 살았다 했던 것 같다.

난 이상하리 만큼 평온했다.

전날 마신 술 덕분인지 크게 놀래지도 않았다.


다만 큰일 날 뻔했구나 하고.

속으로 놀랐을 뿐이다.


그 후로는 고속도로 운전 시에는

앞뒤 차량 거리를 웬만하면 500미터 이상씩 두고 있고

큰 트럭  뒤는 절대 따라다니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졸리면 휴게소에서

눈을 붙이고 떠난다.

가장 좌측에서만 달린다.  

요즘 자율주행 차량이 부쩍

사고 싶어 지는 이유이기도

나이를 먹으면서 저도 몰래

졸음 운전 하게 될까 봐

그럴 땐 자율 운전 차량이

목숨을 건져 줄 것 같으니까.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

그날 그 판단 선택이

여직까지 내린 판단 중에 재일

정확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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