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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디자인 결정을 위한 9가지 방법(3)

톰 그리버의 'Articulating Design Decisions'

by 나영




3장: 회의를 디자인하자



논의 과정 자체에도 잘 대비해야 한다.
3장에서는 적절한 맥락을 세팅하고, 기억을 최적화하고, 대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이해관계자의 반응을 예측하고, 도움이 돼줄 다른 사람들을 관여하게 하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 목표는 이해관계자, 팀 그리고 우리 자신의 인지 부하를 줄여주는 회의 기획이다.


1. 맥락을 세팅하자


이해관계자들과의 회의를 좀 더 쉽게 만드는 방법: 회의 시작 전, 전체적인 맥락 세팅하기


즉, 이번 프로젝트나 디자인의 목표, 현재 진행상황,

제시해줬으면 하는 피드백 유형을 미리 한 번 상기시키고 회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이 회의는 모일 때마다 평가해야 되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기 위해 지지를 얻고자 하는 자리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하루 종일 완전히 다른 제품이나 디자인을 가지고 여러 회의를 하다 보면,
임원들에게는 지금 이 회의를 왜 하는지 기억하기조차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흔히 맞닥뜨리는 문제다. 우리가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신속하게 상황을 이해하도록 돕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1-1. 목표를 분명히 말하자

가장 먼저 그들에게 상기시킬 사항은 해당 프로젝트나 디자인에서 기존에 '서로 합의했던 목표'다.

이상적으로는 사업 지표나 기대성과이겠지만, 우리 업무의 특성이나 산출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이것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질문의 대답도 목표가 될 수 있다.


1-2. 이전 회의를 요약하자

어떤 방식이든, 신속하게 지난 논의 내용을 기억나게끔 해준다.


1-3. 타임라인을 보여주자

디자인 과정이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를 시각화하자.

완성도에 따라 수평선으로 나타낼 수도 있겠다.

어디쯤에 있는지, 해당 단계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는지 시각화하자.


1-4. 필요한 피드백을 구체화하자

현 단계에서 필요한 피드백과 필요하지 않은 피드백을 이야기하자.

ex)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콘셉트 피드백이 필요한 반면, 구체적인 카피나 색상 코멘트는 이를 수 있다.

어떤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지 알려주면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1-5. 다시 한번 목표를 말하자

문제점을 서로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KakaoTalk_Photo_2025-04-26-22-01-37.png 현재 진행 단계 1


KakaoTalk_Photo_2025-04-26-21-54-28.png 현재 진행 단계 2



Tip. 회의에 제목을 붙이자

그들이 일정 초대 제목을 보고 회의 내용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이름/팀 이름/개발중인 프로젝트나 제품의 이름/인터페이스 일부의 이름 기입하기





2. 기억을 최대한 활용하자

회의를 잘 기획한다는 말은 곧 우리 머릿속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이해관계자들이 논의했던 내용을 기억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여기 유념할 만한 몇 가지 개념을 소개한다.


1) 초두효과, 최신효과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 원리에 따르면,

사람은 정보를 듣고 기억할 때, 가장 첫 번째와 마지막에 제시된 정보를 더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여 논의 내용을 몇 부분에 걸쳐 다루고 각 구획마다 명확하게 전환하는 게 좋다.


이 전략을 활용하면 머릿속에서는 회의를 한 번의 긴 회의가 아니라,
여러 구획으로 나뉜 대화 단위들로 받아들이므로 이해관계자는 보다 많은 내용을 기억할 것이다.



KakaoTalk_Photo_2025-04-26-19-55-00.png


만약 여러분이 일장연설식으로 발표한다면(그래프상 연한 색 곡선), 사람들이 집중하기 힘들다.

발표 내용을 여러 구획으로 나누면(그래프상 진한 색 곡선), 사람들이 회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안건을 명확하게 구별해놓고, 다음 의제로 넘어갈 때 구두로 고지하면서 각 안건의 결정을 내리는 것 추가로 시각적인 신호를 만들거나 단조로운 회의 흐름에 변조를 줄 수도 있다.



2) 반복

마케팅과 광고에서 활용하는 이 보편적인 상식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할 때도 유용하다.

회의하면서 최소 세 번은 직접 구두로 말하거나 슬라이드에 시각적으로 표시하자.


3) 서프라이즈

약간의 가벼움, 긴장을 풀어주는 농담, 전혀 예상 못 했던 서프라이즈는 기억에 효과적일 수 있다.

가장 심플한 기술은 침체된 대화의 흐름을 잠시 끊어줄 시의적절한 농담이다.


4) 여러 가지의 방법 조합

사람마다 정보를 얻고 기억하는 방식은 다르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파악하려면 여러 방법을 써보기를 추천한다.

ex) 구두 설명/시각적 프레젠테이션/글로 기록하기





3.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를 제거하자


흔한 예로, '플레이스홀더' 사용이 있다. '스톡 이미지'나 '로렘 입숨' 문구가 그 예다.

* 로렘 입숨: 내용보다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텍스트


이런 방해 요소를 제거하려면 더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한다.

우리는 실제 문구 내용을 작성해서 넣기보다 더 쉬운 '입숨(더미)문구'를 사용하고,

잠깐 검색하면 바로 수많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서 '스톡 이미지'를 사용한다.



사실, 애자일 접근법, 린 접근법에서는 빠른 절차 반복, 최소 기능 제품, 빠른 업무 추진,

즉 단거리 경주처럼 짧게 전력 질주하는 방식을 중시한다.


목업을 더 심도있게 파고드는 건 이런 방식에 반하는 일일 수 있다.
일의 진척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반응을 예측하자


상대에 관해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가 여러분의 디자인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좋은 소식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사람들은 매번 같은 종류의 것에 집착하고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Tip_효과적인 화상회의를 위한 몇 가지 팁


1. 참석자 전원에게 카메라를 켜줄 것을 요청하기

2. 화면과 영상 공유하기

3. 좋은 배경화면 선택하기

4. 음소거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기

5. 표정 의식하기

6. 알림 끄기

7. 기술적 문제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ex 이더넷)



다소 모호하고 소프트 스킬처럼 보이는 요소가 실제로는 유용한 공식이 될 때도 있다.
이해관계자의 성격 + 역할/중시하는 가치 + 이전에 봤던 반응 = 예상 가능한 행동 이렇게 말이다!


디자인 흐름 계획하기

앱으로 사용자를 위한 흐름을 창출하듯이, 회의에서도 디자인에 논의하는 흐름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 상대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 이 디자인에서 상대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나는 상대가 원하는 것 혹은 원하지 않는 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나?



4-1. 반대 의견을 적어보자

회의 참석자들을 모두 고려했다면 그들이 제기할 수도 있다고 예상되는 반대의견들을 적어보기

목록을 만든 다음 예상 답변을 완벽히 준비했다고 느껴질 때까지 계속 읽고 검토하기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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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대안을 만들자

반응을 예상할 때는 직접 생각한 대안이나 다른 누군가가 제안하고 싶은 대안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할 때는 왜 다른 대안들을 배제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므로 논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리스크은 항상 따르지만, 두려움은 정작 우리의 디자인을 명확하기 설명해야 할 때 방해한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가능한 대안을 모두 고려하고 나서도 우리의 솔루션을 지지하는 이해관계자다.


다른 디자인 대안과 목업을 보여주면, 왜 그게 우리가 제안한 디자인만큼 효과적이지 않은지 보여줄 수 있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회의에 참석한다면, 이해관계자들은 휴대폰을 꺼내 검색해보고 랜덤으로 처음 발견하는 옵션을 보여주면서 이건 어떻겠냐고 제안할 것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부분!
: 디자인이 여러 개 나온다는 건 문제 해결 방법이 항상 여러 가지임을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4-3. 데이터 및 연구 결과를 준비하자

사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데이터를 굳이 출력하는 걸 추천하진 않는다.

사람들이 반대하거나 회의적으로 반응할 때 여러분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건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갖춰서 미리 대비하고 데이터에 기반해서 디자인했음을 유념하자.


하지만 발표하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데이터를 투척하지는 말자.


데이터는 매우 강력해서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로는 참석자들에게 마치 더 기여할 게 없는 듯한 분위기를 유도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대화를 차단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실, 말주변이 좋은 전문가가 회의에서 제시한 의견이 우리의 리서치 결과와 같은 수준의 영향력을 지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와 연구를 토대로 한 우리의 디자인을 변호하는 데 대비하는 한편, 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데이터를 언급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이해관계자와 일하면서 그들이 어떤 부분에 신경 쓰는지 파악 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 반응을 적어보고, 다른 디자인대안을 챙겨두고 데이터나 연구 내용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5. 지지 기반을 만들자


우리의 디자인 편에 서줄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게 옳은 결정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유도할 수 있다.


5-1. 지지를 요청하자

사전에 사람들에게 지지가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를 추천한다.

여러분에게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목표다.

솔직한 태도로 도움을 요청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지지하는 발언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5-2. 사람을 파악하자

사람들이 우리에게 동의하게 되는 과정은 보통 '회의실'보다 '일대일 대화'에서 일어난다.

도움을 청항 수 있는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자. 그건 회의 직전에 후딱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지를 가장 얻기 쉬운 네트워크는 바로 우리팀이다.


5-3. 사람들은 우리가 지지가 필요하다는 걸 안다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걸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하자.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돼줄 사람을 찾아 곁에 두자.

회위에서 우리를 지지해줄 몇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합'의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6. 최종 리허설을 하자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디자인을 논의하는 일이 흔해졌다.
필자는 다음 두 가지 접근법을 제안 한다.


접근법 1: 하지 말자

진심으로 말하건대, 그런 디자인 회의는 하지 말자. 최대한 지양하자.

상대가 시각적인 부분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게 되어 여러분 의도를 미처 이해하지 못한 채 바로 의견을 던지게 만들며, 이는 곧 여러분 작업의 위신을 떨어뜨린다.

팀 회의라면 공동으로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나 표현이 있을 때 이런 방식이 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아닌 이해관계자들과 이렇게 진행하면 논의 방향이 갈피를 잃게 된다.


접근법 2: 영상을 활용하자

각자의 시간과 관심사를 존중하면서도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의 단점을 만회하는 방법


두 가지 중요한 이점

첫째, 상대가 여러분을 보고 여러분의 말을 들어볼 수 있다. 영상에는 말투, 바디랭귀지. 전달 방식이 고루 녹아들어 있다. 채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이 모든 게 전해지지 않는다.


둘째, 상대가 영상을 시청한 뒤 자신이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까지 기다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상대가 다른 회의 중이거나 공항에서 줄 서 있는데 여러분이 보낸 영상을 볼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디자인을 보자마자 별생각 없이 자동 반사하듯이 대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Tip_영상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팁


1. 말할 내용을 간략한 스크립트로 작성하되 기계처럼 읽지 않기

2. 영상은 짧게 만들기(개인적으로는 2분 30초 정도가 딱 좋다고 생각함)

3. 여러분이 카메라 앞에 있는 모습을 별도의 화면으로 띄워서 상대가 여러분 얼굴을 확인할 수 있게 하기

4. 영상은 첨부파일보다는 링크로 보내기(유튜브나 비메오같은 영상 호스트나 스트리밍 서비스)


6-1. 안건 목록을 작성하자

이해관계자들과 디자인 관련 회의를 할 때도 의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개인적으로 참고할 목록을 따로 준비하기를 권한다. ex) 종이로 출력하기


6-2. 소리 내어 연습하자

이전에 사람들이 뭐라고 반응할지 예상했다면, 이제는 머릿속에서 회의를 끄집어내고 입을 열어 대답해봐야 한다.

머릿속에서 되뇌인 것과 직접 말해보는 것은 매우 다르다.

단순히 소리 내서 말해보는 연습만으로도 스스로 어떤 동기로 그렇게 디저인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6-3. 참석자들도 회의에 준비된 자세를 갖도록 하자

결정한 디자인을 논의하는 데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는 주 목적은 여러분과 이해관계자 모두의 머릿속에서 정보 처리가 가능한 '인지 부하'를 낮추는 것이다.

디자인 사용성에 접근하듯 회의에서도 사람들이 무엇을 보는지 다듬고, 대화의 흐름을 최적화하고, 시작 하기 전에 세운 가설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이해관계자가 가장 중요한 디자인 내용에 집중할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생산적으로 사용자 경험에 도움이 될 논의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안건 내용을 전부 기억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더 명확하게 설명하고 피드백에 신중하게 답변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회의 연습은 사용성을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한 테스트와 같다.

회의가 예측한 대로 흘러간다면 여러분이 해야 할 숙제를 잘 해 낸 셈이다.

또한, 여러분이 결정한 디자인 내용을 설명할 준비가 됐다는 좋은 신호다.


자신감을 가지자.
자신감은 회의에서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진정으로 경청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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