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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떻게 알았어요?

by 고진예

언제부터인가 종민이가 하는 말이 있다.


“엄마, 어떻게 알았어요?”


오늘 아침식사 시간이었다.

종민이는 밥을 씹다가 내게 입을 벌린다.

나는 코다리 생선 조각을 집어 입에 넣어준다.


“엄마, 내가 코다리 먹고 싶은지 어떻게 알았어요?”


나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으응, 엄마는 딱 보면 알아.”


오랫동안 함께 살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이나 손짓으로 알 수 있는 게 있다. 종민이와 1년 8개월을 살면서 나날을 씨름하듯이 지냈지만, 그사이에 우리는 암묵적 규칙이 생겨버린 것 같다. 아마도 오래된 부부가 말을 인해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종민이는 구운 달걀을 좋아하고 화요일에 학교에서 줄넘기 시간에는 쫄쫄이바지를 입는 게 편하고 달걀은 흰자를 더 좋아하고 인형 중에는 원숭이 인형을 제일 좋아하고 냉동 블루베리를 좋아한다. 종민이는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뭐든 주려고 하고, 짝짝이 양말 신는 건 싫어하고, 콜라나 우유보다 물을 더 좋아하고, 밥 먹을 때 “엄마!” 하면 물을 갖다주면 된다. 그리고 자기 전에 “엄마! 그거 어딨어?”라고 방 안을 헤매면 부들이 스카프를 찾아주면 되고, 칫솔을 들고 돌아다니면 치약을 묻히면 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가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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