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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가 분노하는 건...

by 영순 Jan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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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이 있다.


즉시, 한글을 입력해야하는데,

영타가 입력되는 것이고,

영타를 입력해야 하는데,

한글이 입력되는 것이다.


더욱 분노하게 되는 건,

영어가 나오길래,

한글 전환버튼을 눌렀는데도

다시 영어가 나오는 것이다.


내가 영어를 썼지만,

그것이 한글을 쓰고 싶어서

그런 것임을 소프트웨어가

인식하고 자동으로 한글로 바꾼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한 번 더 눌렀으니,

원점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르지 않고

그냥 있었는데,

다시 영타다.

완전한 한글을 입력한게 아니라,

혹시 몰라서 몇 글자 안눌렀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프트웨어는 한글 입력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정말 폭발 직전이다.


왜냐하면,

이런 일은 조용히 일기 쓰는데

생기는게 아니고,

업무적으로 해야하는 일,

은행, 카드와 같은 금융 관련된 인증,

서류 발급과 같은 중요한 일일 때가

대부분이고,

시간을 다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전 작업이 제대로

잘 되지 않아서 짜증이 있는대로

올라왔는데,

영타, 한글 입력이

결국 나를 폭발하게 만든다.


내가 폭발한 이유는 정말,
영타, 한글 입력 때문일까?




우리 인생도 비슷한거 같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단순히 그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 이전에 여러 가지 일들이

우리를 압박해오고,

스트레스를 안겼으며,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엄청나게 큰 사건이 아니다.

아주 작은 사건 때문이다.




마치, 마지막 눈 한 송이가
거대한 나무를 부러뜨리는 것처럼.




그 나무를 부러 뜨리는 것은

눈 한 송이가 아니다.


그 이전에 임계점까지, 99.99%까지

쌓인 이전의 눈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쌓이는 눈을 막을 수도 없고,

마지막 눈 한 송이도 막을 수 없다.

그게 우리의 인생이니까....


하지만, 마지막 눈 한송이가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면,

그에게 전부 쏟아내고,

그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된다.


고작 눈 한 송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그 엄청난 눈의 무게를

함께 느끼도록 하는 것 밖에 안된다.


삶은 어쨌든 힘들다.

고통이 즐비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 곁에 다가와,

작은 하나의 행동을 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삶마저

같은 고통에 빠뜨리지 않는

내가 되기를.....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주고 나면,

난 또 혼자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그로 인해 다시 고통받으며,

치유해야할 상처만 늘게 되니까...



구독하시면

다음 글을 놓치지 않으실거에요~^^


또한, 제게는 다음 글을 쓸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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