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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독자의 책 TMI (2-1)

by 무명독자
책 TMI 시리즈는, 브런치북 ‘독서일기’와 ‘읽은이의 말’에 대한 저의 서사와 TMI가 담긴 시리즈입니다.


정확한 날짜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날에 저의 정신상태가 어땠는지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출근을 했는데, 출근한 것 같지 않은 느낌.

일을 하고 있는데,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느낌.

치료제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소설에 절여져 현실감각이 떨어진 저에게 필요한 치료제.


간단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현실감각이 떨어졌으니, 얼른 주워야겠지?


유아방 정리를 끝내자마자 치료제를 찾으러 갔습니다.

에세이류의 도서가 나열되어 있는 코너로요.

위에서부터 천천히 내려가며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제목 하나가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더라고요.

‘스타벅스 직원이 쓴 건가?’하며 꺼내 봤습니다.

제목은 스타벅스 일기.


TMI로, 제 스타벅스 최애 음료는 블론드 바닐라 더블샷 마끼야토입니다! 여기에 퍼스널 옵션으로 흑당 시럽을 한 번 빼고 마십니다. 안 그러면 너무 달아요ㅠㅋ

안 물어봤다고요? 네ㅠ 여튼..


책을 꺼낸 자리에서 몇 페이지 읽어봤는데, 스타벅스 직원이 아닌 ’ 권남희‘라는 번역가이자 작가이신 분이더라고요.

스타벅스 매장 가면 노트북으로 일 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분들처럼 권남희 작가님도 노트북으로 번역 업무를 하시다가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날 마셨던 음료와 함께 일기처럼 쓴 책입니다.

남이 쓴 일기를 읽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잖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근데 이 남이 쓴 일기. 왜 이렇게 재밌죠?! 그리고 아예 책으로 출간하니까 제 행동이 그릇되지 않은 거 같아 괜스레 안심도 되고요. 소설 속에서 허우적대는 저를 ‘스타벅스 일기’가 제대로 치료해 줬답니다ㅎ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책이랑 대화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황보름 작가님 에세이를 읽을 때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한 분 더 찾은 거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답니다^^


추리소설 또는 스릴러소설을 즐겨 읽는 분이 계시면

이 책으로 디톡스 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ㅎㅎ




긴장의 연속이며, 내적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 소설 말고 부담 없이 담백하게 읽고 싶은 에세이 한 권 더 읽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전 ‘스타벅스 일기’를 너무 재밌게 읽어, 도서관에 출근하자마자 권남희 작가님의 책을 찾아봤는데! 없네요..

화질이 안 좋네요..

근데 위에 있는 사진에서 보는 거와 같이

‘오가와 이토(지은이), 권남희(옮긴이)’가 써져 있는 책은 있더라고요.

‘아 맞다! 이 분 번역가지!‘하며 책을 꺼내 봤습니다.

제목은 라이온의 간식.

꺼내 보자마자 제일 먼저 옮긴이의 말이 있나 없나부터 확인했습니다.

옮긴이의 말이 곧 ‘권남희의 말’인 거잖아요?ㅎㅎ


TMI로, 저는 소설책 끝 부분에 있는 ‘작가의 말’과 ‘옮긴이의 말’을 천천히 두 번 정독합니다. 그래야지 소설 속에서 허우적 대는 저를 현실세계로 다시 돌아오게끔 해주는 거 같아서요..ㅎㅎ

이 것도 안 물어봤다고요? 흐어엉ㅠㅠ 여튼..


에세이는 아니지만, 올긴이의 말을 읽기 위해 책을 넘겨 봤습니다. 근데 뭔~가 느낌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이렇게 편지로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또 편지를 얼마나 좋아하게요^^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 시즈쿠가 레몬섬에 위치한 라이온의 집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담긴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도 삶에 끝자락에 서는 날이 오면 라이온의 집같이 마음 따뜻한 공간에서 보내고 싶어 졌습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이미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 같네요. ‘브런치의 집’에서요..ㅎㅎ


제목에 이끌려 읽은 ’ 스타벅스 일기‘에서, 옮긴이의 말이 궁금해 읽은 ‘라이온의 간식’까지.

뭔가.. 싸이월드 일촌 파도타기가 생각나네요..ㅋㅋ

아시는 분 계시죠..?(머쓱)


다음 TMI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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