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Whining 아나스타샤

고객님 한 마디.

우리 스토어 에이스 아나스타샤 선배.


검고 굵은 뿔테 안경을 무심히 걸쳐 쓰고

특유의 차가운 눈빛과 빠른 손놀림을 자랑한다.


"Yeah, I can do that for ya."

그럼요, 그렇게 해드릴 수 있죠.


아무리 까다로운 주문이 들어와도

Yeah, I can do that~


멋지게 처리하는 아나스타샤.


점심 근무날이었다.

드라이브 스루에 온 손님과 친분이 있는 듯

농담이 오갔다.


"오늘 날씨가 좋네. 뭐 드실래요?"

"음, 더블베리 마차에 우베 콜드폼..."

"좋은 선택이에요. 또요?"

"음... 버터 크루아상"

"네, 또요?"


"음... 그렇게만 할게. 너는 오늘 컨디션 어때?"

"아, 좀 피곤하네요, 일도 바쁘고..."

"아이고, 고생이네. 주문받는 게 힘들지?"

"네, 맞아요, 오더도 많고, 스탁은 없고, 우베도 바닥나고.."


"고생 많다. 고생 많아. 몇 시에 퇴근해?"

"낮 12:30 이요."

(당시는 오전 11:30 이었다.)


"뭐? 커몬~Stop whining 아나스타샤.

그냥 해~! 퇴근 시간 거의 다 됐네~"

"하하, 조언 고마워요. 윈도우에서 봐요.“


띵~

"Hi, Welcome to starbucks..."


그렇게 다음 손님 주문을 받던 아나스타샤 선배.


Stop whining.

맛깔나게 번역하면 "그만 징징대" 라는 뜻.

(발음은 “스탑 와이닝” 에 가깝다.)


손님이 어머니 세대이시기도 했고

아나스타샤 선배가 20대여서인지


보통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말하는 stop whining 표현을

주문하다가 말한 것에 깜짝 놀랐었다.

하지만 둘이 그만큼 친하려니 생각했다.


Stop whining.

그만 징징대.



실은 나에게도 적용되는 phrase 이다.




김교수's takeaway.


약 3개월 일해보니 스타벅스 일은 몸만 쓰는 노동은 아니고 이른바 '머리'도 쓰는 종합 노동인 것 같다. 수많은 오더를 받아 처리해야 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며, 그 오더는 드라이브스루, 카페, 그리고 모바일오더 3개 디렉션에서 무작위로 오기 때문이다. 힘들어서 '아 그만할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지만, stop whining 을 기억하며 오늘도 버티려 한다. 나 자신에게 한 마디 stop wh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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