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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같은 사랑

진짜 사랑의 온도는 체온 같은 것임을

by 이열

한때 나는 사랑을 단순한 감정으로만 여겼다. 마치 날씨처럼 변덕스럽게 찾아와서는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같이 타오르다가도 금세 재가 되어버리는 그 순간들을 바라보며 씁쓸해 했고, 반복되는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점점 무뎌져 갔다.


그런 내가 지금의 아내와 만나고 함께 살면서 완전히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사랑은 그냥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지켜나가야 할 신념이라는 것을. 매일매일 선택하고 결심해야 하는 의지의 행위라는 것을 말이다. 사랑은 순간의 열정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믿음이고, 매 순간 그 믿음을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다.


예전의 나는 감정이 식으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진짜 사랑의 온도는 체온 같은 것임을. 상대방을 향한 마음이 흔들릴 때도 변함없이 선택하고, 힘들 때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나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걸.


그래서 나는 아내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냥 되는대로 사는 게 아니라, 매일 새롭게 그녀를 선택하며 살기로. 감정이 아닌 신념으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약속으로 여기며.


물론 아직 완벽하지 않다. 예전 습관대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도 자주 탄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선택한다. 사랑하기로, 믿기로, 함께하기로. 그렇게 날마다 조금씩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면 좋겠다. 날씨 같은 사랑이 아니라, 뿌리 깊은 나무 같은 사랑으로.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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