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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과 반응 사이의 선택

by 이열

주말, 침대에 누워 있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또 스팸 문자다. 아이는 저 멀리서 "아빠!"를 외치고, 윗집에서는 어김없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일상의 소음들 앞에서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낮잠을 방해한 스팸 문자에 짜증을 낼 것인가, 아이의 부름에 날카롭게 반응할 것인가, 윗집 소음에 애꿎은 침대에 주먹질할 것인가.


"자극과 반응 사이엔 공간이 있다. 우리는 그 공간 안에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 반응 속에 우리의 성장과 자유가 놓여 있다." 빅터 프랭클의 말이다.


그 '공간'이라는 표현이 참 인상적이다. 자극이 들어오는 순간과 내가 반응하는 순간 사이에는 분명 어떤 여백이 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선택할 수 있다. 무뢰한처럼 화를 낼 수도 있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선택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자유가 아닐까. 상황을 바꿀 수는 없어도, 그 상황에 대한 내 반응은 온전히 내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


스팸 문자가 와도 그냥 삭제하면 그만이고, 아이가 부르면 따뜻하게 대답하면 되고, 윗집 소음도 그저 도시의 일상이라 여기면 된다. 그렇게 하나하나 선택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사람의 모습에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자극들이 밀려올 테지만, 그 사이사이의 작은 공간에서 미래의 나다운 선택을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장이고 자유이니까.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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