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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모순적인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by 이열

자주 무너진다. 단것을 줄이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날 음료수 뚜껑을 딴다. "덥잖아"라고 중얼거리며. 비슷한 일은 많다. 절주를 다짐하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어서 예외"라며 따르고, 꾸준한 운동을 다짐하곤 "어제 술 마셨으니까 오늘은 쉬자"고 다독인다.


때로는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참 약하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군. 하지만 나는 완벽하지 않다. 완벽할 수 없다. 매일 새로운 다짐을 하고, 매일 그 다짐을 깨뜨리며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인간다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모순적인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괴롭힐 필요는 없다. 실패했다고 해서 내가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실패를 반추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위너의 모습이다.


이제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낼 때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대신 "아, 오늘은 단것이 무척 당기는 날이니 먹어야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이거 먹고 한동안 안 먹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은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 그래, 인간적인 열아.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럭저럭 건강하게 살면 돼. 분연히 일어섰다가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나면 돼.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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