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고 부드러운 게 점점 입에 맞는다
흑백요리사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며 종방의 여운을 달래던 중이었다. 기네스 맥주를 잔에 따르는 장면이 나왔다. 아래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거품이 장관이었다.
아내가 입맛을 다셨다.
"여보, 나 기네스 먹고 싶다."
"그러게. 저거 보니까 나도 땡긴다."
잠시 침묵.
"여보, 나 기네스 먹고 싶다고."
"아, 사 오라고?"
편의점에서 네 캔을 들고 돌아오니 아내가 엉덩이춤으로 맞아 주었다. 오랜만에 보는 춤. 맥주잔에 가득 따라 웨이브를 감상하고 건배.
"맛있다!"
"그렇네. 예전엔 밍밍해서 별로였는데."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크리미한 감칠맛이 일품. 순하고 부드러운 게 점점 입에 맞는다.
입맛이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건지. 예전엔 강렬한 것만 찾았다. 톡 쏘는 탄산, 쓴맛이 확 치고 올라오는 맥주. 지금은 부드럽게 스며드는 맛이 좋다. 사람도, 말도, 삶도 그런 것 같다.
"세상에서 물보다 부드럽고 순한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굳센 것을 이기는 데에는 물을 당할 것이 없다." — 노자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