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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만난 변덕쟁이

by 힐링작가 김영희 Mar 10. 2025

사부작사부작 내리던 이슬비도 멎었기에 산책에 나섰다. 마을을 지나 공원 길로 들어섰다. 막 공사를 마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저만큼 앞 잔디밭에 오리 두 마리가 놀고 있다. 하늘의 구름도 막 해님을 맞이할 태세다. 사진 한 장 남기고 기분 좋게 공원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요 며칠 태풍에다 비도 오고 날씨가 안 좋아서 산책을 못 하다가 나오니 더 기분이 좋다. 나무들 사이로 걷는데 작은 물방울이 길손을 놀라게 한다.



호숫가에 다달으니 오리들도 몇 마리 물속에 노닐고 있고 몇 마리는 어디론가 후루룩 날아가 버린다. 인기척에 놀란 건 아니겠지 생각하면서 질척거리는 호숫가를 지나갔다.



펀펀한 들길을 걸어 동네 어귀에 거의 닿을 즈음이었다. 작은 빗방울이 목덜미에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집에까지 몇 분이면 닿을 수 있는데 세찬 비는 안 오겠지 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을 입구에 닿고부터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갑자기 왜 이러나 생각하면서 뛰었다.



나의 뛰기 속도는 걷는 거나 별 차이가 없다. 그래도 좀점 굵어지는 비를 맞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뛴다고 뛰었다. 조금 뛰었는데도 숨이 차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탓하며 억지로 뛰기를 했다. 집에 닿았을 땐 옷이 다 젖었다. 흘러내리는 빗물을 닦아내며 억지로 달리기를 해서 운동 효과는 좋겠구나 생각하니 변덕이에게 고맙다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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