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말하자면 영국의 교회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쇠퇴일로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교회들이 이슬람 사원이 되고, 술집이 되고 나이트 클럽으로 까지 변신을 하고 있다는 현재 진행형의 뉴스들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교회들도 이런 영국교회들을 비난할 자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물질적인 풍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기독교인들 마저도 점점 더 이세상의 바람직하지 않은 풍조와 고도의 물질주의에 물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물질이 주는 편안함과 과학의 발달로 인한 종교에 대한 무용지론이 판을 치는 세상에 살면서 초기 기독교 신자들과 비슷한 정도의 신앙을 지켜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인가, 그에 대한 공고한 답변을 해 줄 수 있을 만큼 확고한 신앙을 보존하고 있는 신자들을 찿아보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아니, 자신이 기독교인이라 용감하게 밝히고 다니면서도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나 다른 종교인들 보다 더 한 타락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이것이 문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신앙을 유지하며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종교에 중독된 미치광이 취급을 받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규모를 불려가는 목회자들이나 교회들이 부흥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과연 하나님이란 분이 존재하기나 하시나라는 의문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여기에서 고백한다. 나도 제자리를 찿으려고 늘 애를 쓰기는 하지만 역부족일 때가 많았다는 것도 밝혀 둔다.
한 때 동양의 작은 나라였던 조선에 선교사를 파송했던 웨일즈의 하노버 교회는 지금은 주일에 11명의 신자가 모여 예배를 드리며 사역자를 구하지 못해 교회 성도들이 돌아가면서 설교를 하고 있다고 한다.*(주1)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이러한 교회라 할지라도 성경에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실천 하고 목회자의 뼈를 깍는 기도가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보수적인 신앙을 되찿은 교회들이 실제로 다시 일어나는 경우가 세계 도처에 생겨나고 있다하니 희망을 거두기는 이르다.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심지어는 프랑스에서도 전체 기독교 인구가 줄어 들지만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복음주의 교단의 성도는 성장을 하고 있다하니 *(주2) 신앙을 꾸준하게 지켜나가며 신앙면에서 유약한 다른 이들을 일으켜 세우려고 밤낮으로 애쓰며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아직도 영국교회나 한국교회 또는 세계 어느 한 구석에 자리한 조그만 교회에도 남아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영국에도 먼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한 때 기독교의 종주국이었던 만큼 분명히 그런 선조들의 확고한 신앙을 계승한 사람들이 여기 저기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10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한 영국과 웨일즈가 이렇게 까지 기독교가 쇠퇴하는 나라가 되었는지 참 한숨까지 나온다.
아무리 영국의 교회들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하더라도 영국에 살면서 따뜻한 위로를 받은 곳은 영국의 교회 뿐이었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영국에서 한국의 목사님들도 몇분 만나 보았지만 그들의 현재의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그들의 신경은 오직 자식들의 교육과 영국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온 마음이 집중이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이나 자신들이 섬겨야 하는 다른 정신적으로 유약한 자들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분명히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사명감이 넘치는 목사님들이나 교역자들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곳에서는 그런 분들을 만나지 못해 유감이었다. 적어도 내가 영국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런 분을 만나지 못했으니 그런 면에서는 내가 운이 없었던 것이 틀림없다.
내가 처음 영국에서 발을 들인 교회는 놀위치(Norwich)에서 멀지 않은 스와프험(Swafham)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교회였다. 우리 가족이 영국에 와서 살아보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그때 우리 팀원들과 선교라는 차원의 타이틀을 달고 석달 계획으로 그곳 선교 센터에서 머무르면서 혼즈 비(Hornsby)라는 은퇴하신 교장 선생님으로 부터 요한복음에 대해 배우며 주일에는 그 근처의 교회들을 돌면서 찬송가나 성가를 부르는 일을 했다. 혼즈비 선생님의 강의는 내게 성경공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기에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재미까지 있었다. 그 강의는 무려 한달 이상 계속 되었다. 내가 그분의 신앙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례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화가이신 그의 부인 낸시와 아프리카 장기 선교를 십 년이나 다녀오신 분답게 정말 평범한 신자들과는 다른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지닌 분이셨다. 거기에다 유머까지 탑재하였으니 그 분의 강의를 들을 때 만큼은 내 마음이 다른 곳을 헤맨 적이 결코 없었다. 영국의 유수한 대학에서 공부를 하신 분인 만큼 학식도 풍부하셔서 이래 저래 명강의였다고 할 수 있었다. 영국과 첫 인연을 맺은 여행이었기에, 그래서 내게는 영국에 관한 모든 것이 새로웠기 때문에 그 강의가 더욱 감명이 깊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에는 혼즈비 선생님의 인솔로 우리 9명의 선교단은 처음으로 그 곳의 교회를 방문했다. 반주자를 대동한 합창이 주목적이었기에 며칠 동안 성가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우리가 도착한 교회는 작은 마을에 있는 교회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위풍당당한 모습이어서 우리 모두의 교회에 대한 기대가 부풀 대로 부풀어 버렸다.
- 영국 교회 2에서 계속
*(주1), *(주2) Naver '기독신문' (미주지역)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