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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상담... 봄날의 햇살 같은

by 잰걸음 Mar 21. 2025

저희 아이가 시립유치원에서 대안학교로 옮긴 지 3개월이 된 시점.


초반에는 여러 가지로 다른 환경에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아이는 빨리 적응했고 학교가 '너무너무 좋다'라고 매일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학부모 상담이 있어서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사실 그전 유치원에 있을 때는 학부모 상담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수반에 다녔기 때문에 1:1 개별화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대화의 방향이 우리 아이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 저 자신도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라구요.

'쿨하게 하고 나와야지..'라고 마음을 먹어도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거나 아니면 과도하게 '증명'을 하려고 하다 보니 어쩔 땐 선생님께서 역으로 안타까운 눈으로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다'라고 위로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첫 학교 상담을 가는 길이 조금 떨리더라구요.

또 마침 상담하기 바로 며칠 전에 아이가 오래간만에 심하게 탠트럼을 했다고 해서 더욱…

교실에 들어가서 담임선생님과 의자에 앉아서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에 대한 관찰사항을 꼼꼼히 적은 서류를 보면서 이야기를 꺼내시는데...

제가 눈물이 날 정도로 좋은 말씀만 해주셨습니다.


물론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들도 얘기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피드백이 아이의 달란트와 강점이 주안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진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학교와 가정이 함께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얘기했죠.

무엇보다 너무 감사한 것은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낸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예전 유치원에 대해서 물어보면 ‘싫어’라고 답합니다.

왜냐고 물어보면, '문을 닫아서...'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 말의 뜻을 이해 못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예전 유치원의 구조는 

특수반과 통합반 사이에 이 있었어요.

그래서 통합시간에는 문을 열고 통합반에서 놀다가 끝나면 특수반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 입장에서는 그 두 반이 분리가 되어 있다는 것이 '문'이라는 상징물로 기억에 새겨져 있지 않을까... 즉, 아이들과 더 놀고 친구하고 싶은데 계속 단절이 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처럼 싫으나 좋으나 무조건 함께 아이들이 뒹굴어야 하는 상황이

아이에게는 큰 안정감과 소속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사회성은 물론이고 다른 인지, 학습적인 면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믿어요.


학부모회의를 하고 나오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왔던 대사처럼

'봄날의 햇살'이 바로 이런 느낌인가...

가슴 벅찬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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