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이상인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며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의 이상인 씨 부부 이야기가 영상으로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지요.

아빠는 일 때문에 따로 살면서 엄마가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뒤늦게 첫째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진단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오은영 박사님의 진단에 무너지는 부부의 표정에 저도 함께 마음이 저려오더라구요. 

아... 저 순간이 얼마나 힘들었던가. 

물론 가장인 이상인 씨도 힘드셨겠지만 

특히나 같은 엄마로서 아내분의 눈물이 저의 마음도 울렸습니다. 

저의 예상이지만,

이미 알고 계셨을 겁니다.

특히 엄마는.

아빠와는 달리 아들과 계속 붙어 있기에 

순간순간의 현타로 터지는 엄마의 촉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동안 애써 부정해 왔기 때문에 더 힘드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의심의 순간들을 계속 덮어온 것에 대한 죄책감,

시간과 기회를 흘려보냈다는 그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보면서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았지만,

만약,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면

바꾸고 싶은 생각... 두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저를 비롯해서 부모님들이 많이 갖고 있는 생각이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이상인 씨 부부도 예전에 병원에서 검사도 하고 자폐 스펙트럼 경향에 대한 진단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의사라도 너무 짧은 시간 동안 아이를 관찰하는 것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으셨던지 아이를 더 믿어주기로 결심하고 재진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섣불리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으시겠지만 

다양한 아이들을 접하시는 분들, 의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린이집 선생님의 의견은 귀담아들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한두 명 정도의 자녀를 갖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아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아이들의 행동 패턴들을 관찰해 오셨던 분들의 의견을 흘려듣지 마시고 한 2-3분 이상 일관된 피드백이 나온다고 하면 진지하게 검사도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찾아보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래도 학교에서는 괜찮겠지"?

우리는 집 안에서의 아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많지만 집 밖에서의 아이의 모습은 잘 모릅니다. 

집에서의 행동으로 유추를 할 수는 있지만

엄연히 집 밖은 집 안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입니다.

장소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고 해야 하는 것도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에 대한 뭔가 부정적인 피드백이 없으면 '괜찮겠지'하고 넘어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매우 다를 수가 있는 것이, 여러 아이들을 다뤄야 하는 기관들에서는 선생님들도 놓칠 수 있는 디테일들도 있고 설령 문제행동을 봤다고 하더라도 일일이 케어하거나 교정하기도 힘듭니다. 또한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작은 것이라도 학부모님께 전달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너무 바쁘거나 학부모님들께 섣불리 말하는 것이 불편해서 얘기를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인 씨 부부가 처음으로 학교에서 활동하는 첫째 아이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밖에서 어떻게 활동을 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어렵더라도 키즈카페, 교회 활동 등에서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계속 관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없는 상황을 관찰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주말 부부인 데다가 세 아이를 기르느라 

너무나 지쳐 있으신 엄마를 보면서 같이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구요. 

아프지만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면하고 

도움을 받겠다는 절박함이 생겼기 때문에 분명히 좋아지실 거라 믿습니다. 

오은영 박사님을 비롯해서 전문가들의 조언도 받으시겠지만,

무엇보다 절대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채워져 있어야 그만큼 아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