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27 부동산 대책 전에 어떻게 과천 집을 판 거야?

by 잰걸음

Wife asks...

남편과 나에게는 과천 집이 우리 명의가 걸린 첫 집이라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몇 년 후, 남편이 계속 팔아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망설여졌다.


6.27 부동산 대책 전에 어떻게 과천 집을 판 거야?



Husband says...

내가 부동산이나 경매를 관심 있게 보기 시작한 계기가 서울시의 소송 건도 있지만 하나 더 있었어. 바로 우리 과천 집. 사실 우리가 부동산 잘 모를 때 장모님께서 갑자기 연락하셔서 과천 집 괜찮은 거 나왔다고 매매하라고 했을 때 난 단순히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라 반가운 마음 그리고 우리한테는 과분하다는 생각이었지. 다행히 너가 좋은 회사를 다닐 때라 대출을 잘 받아서 바로 계약했고.


그리고 우리가 사는 동안 과천 집값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신세계를 봤어. 우리는 재건축을 앞둔 주공아파트를 매매했기 때문에 조합원이 되었고 물론 추가 분담금 등도 있었지만 우리의 초기 투자금 대비 집값이 엄청 올랐거든. 그때 느꼈지. 부동산 모르면 큰일 나겠구나... 물론 투자나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내 집'의 소중함도 엄청 컸고. 그 아파트에서 우리 아들도 키우면서 많은 추억이 쌓였지.


그 이후 부동산 쪽을 계속 관찰하고 몸소 도전한 지 시간이 지나니까 부동산의 흐름을 보는 눈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앞으로의 전망을 하게 되었지. 세금은 안 건드리겠다는 공약이 있었지만 나는 절대 아닐거라 생각해. 우리도 나름 똘똘한 한 채이기 때문에 종부세도 이미 부담스러운데 보유세가 어마어마할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했어. 그래서 이 집을 팔고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대로 옮긴 다음 남은 돈으로 투자를 하면, 여기서 그대로 살면서 내는 세금 등을 감안했을 때 더 유리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이 집을 좋은 가격에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 투자자라면 어떤 종목이건 간에 수익률이나 어떤 기준을 갖고 그다음 액션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우리 집에 대해 갖고 있던 매도가의 기준이 있었는데 언젠가 보니 그걸 넘고 있더라고. 계속 상승세가 있던 타이밍이라 부동산에 우리 집을 내놓기 시작했지.


물론 너는 이 집에 대한 애정이 많아서 계속 망설여했어. 그래서 몇 번 매수의 기회가 있었는데 포기했었지. 사실 그러면서 가격이 더 올라갔어. 그러다가 내가 생각한 것을 훨씬 상회한 가격 제안이 들어온 거야. 이 가격이면 10년 후에도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고 너한테 물어보기도 전에 그냥 뒷일 생각 안 하고 계약금 넣을 수 있는 계좌번호를 넘겼어. 그리고 난 다음에 너를 설득했고 다행히 너도 수긍해줬지. 네가 거절했어도 난 끝까지 설득했을 거야ㅋㅋ


그래서 결국 한 3개월 후 잔금을 치른다고 정하고 계약해 버렸어.

그다음 이사 갈 곳을 정하지 않은 채 ^^;;


일단 판 건 정말 잘 팔았어.

왜냐하면 이게 의도한 건 아닌데 6.27 부동산 대책 직전에 계약이 된거거든.

그래서 우리가 판매한 가격이 아직까지도 최고가야.


문제는 이다음에 어디로 이사가느냐였지ㅋㅋ


하지만 그동안 경매로 성과를 냈었기에 나도 그렇고 너도 믿고 나아갔지.

그래서 미친 듯이 물건을 검색하고 시간 날 때마다 법원 가서 입찰을 했는데 시간이 가니까 나도 슬슬 불안해지긴 하더라고ㅎ


그러다가 드디어 낙찰이 되었어.

판교 쪽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대진운을 잘 활용해서 단독입찰!

'선 낙찰 후 임장'이라고 처음으로 판교를 제대로 둘러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지만 만에 하나 집을 못 구하면 어쩌나 하는 너를 보면서 스트레스였는데 진짜 한숨 놓였지.


결론적으로 이번 과천 집 판 것은 정말 잘한 것 같아.

하지만 여기가 종착점이라고 생각하진 않지.

계속 벌어야지. 그리고 점핑해야지.




Wife thinks...

과천 집에 계속 안정적으로 있을래 vs. 조금 불편하더라도 계속 이사 다니면서 재테크를 해볼래?라는 질문에 고민이 엄청 되었다. 근데 조금 더 모험을 걸게 된 이유 중에 하나도 아이의 교육 문제였다. 아이의 늦은 발달 때문에 보내기 시작한 대안학교라 학비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일반 학교를 다녔다면 굳이 큰 변화를 원치 않고 현재 상황에 안주했을 것 같다.


인생의 고난은 꼭 고난에서 끝나지는 않나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26화퇴직한 부부를 고시원 원장으로 만들어드리니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