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를 읽고 삶을 잇습니다.
어제 친구가 메신저로 "오늘 저녁 어때?"라고 물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한 줄 메시지였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어때'가 시간을 묻는 건지 의견을 묻는 건지, 어쩌면 그냥 안부 인사인지.
평소 그 친구가 무슨 말투를 썼는지, 최근에 언제 봤는지 등등
결국 "괜찮을 것 같아?"라고 답했지만, 이 짧은 대화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숨어있습니다.
마치 네트워크에서 데이터가 전달될 때처럼 말이죠.
네트워크에서 데이터가 전달되는 과정을 보면 하나의 메시지가 여러 겹의 포장지에 싸여 여행을 떠납니다.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뭐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면 네트워크에선 이 간단한 인사말을 차례대로 포장합니다.
먼저 '제대로 전달됐는지' 그다음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실제로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포장을 마칩니다. 그리고 이 택배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뭐해"라는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반대로 포장지를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실제 우리가 나누는 대화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친구가 "요즘 어때?"라고 물었을 때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안부 인사입니다.
하지만 그 말속에는 여러 겹의 의미가 담겨있죠
말의 톤, 표정과 제스처,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 같은 것들이 보이지 않는 형태로 메시지를 감싸고 있습니다.
떠올리기 쉬운 대답으로 "괜찮아."가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밝은 목소리로 말하느냐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메시지가 되거든요.
이런 식으로 네트워크에서와 현실의 대화를 비교하며 글을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네트워크에서 이러한 택배, 패킷의 포장이 손상되면 데이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상사가 "이거 좀 봐줄래?"라고 했는데 평소보다 목소리 톤이 어둡다면 단순한 업무 요청일 수도 있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살아오면서 이런 것들을 몸에 익혀왔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상황을 빠르게 판단합니다. 말의 내용, 톤, 표정, 최근 상황들을 종합해서 진짜 메시지를 파악하려 하죠
문제는 그 해석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때입니다.
네트워크에서 패킷이 손실되듯 우리도 때론 상대의 진짜 의도를 놓치곤 합니다
결국 좋은 수통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도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메시지를 적절히 포장해서 보내고 받을 때는 맥락을 고려해서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
뭔가 서로 신호가 잘 통하지 않는다면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지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