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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소중한

by 서로를 우연히

며칠 뒤, 해가 밝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오후. 공방 문을 열자마자 첫 손님이 찾아왔다.


“저.. 주문한 반지를 픽업하러 왔는데요.”


지난 번 특별 주문이 들어와 미리 준비해 두었던 반지를 건네는 날이다. 사회초년생처럼 보이는 이 고객은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맞춤 반지를 주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었다. 요청사항은 간단했다. 세월이 느껴지는 손가락에 끼워드릴 딱 맞는 금반지. 완성된 반지를 꼼꼼히 살펴보던 손님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항상 받기만 했는데 드디어 저도 부모님께 제대로 된 선물을 해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어렵게 뗀 한 마디에 뭔지 모를 뭉클함을 느껴졌다. 한창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에 부모님 생신선물로 값비싼 금반지를 구매하기 까지 얼마나 아끼고 절약해야 했을지, 그간의 수고가 눈에 선했다. 어머니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이 반지야 말로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너무나 벅차오를, 더없이 소중한 반짝임이 아닐까.


“이렇게 소중한 선물을 제가 만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본인의 진솔한 마음을 전달한 사장님의 얼굴에 미소가 서렸다.


사장님은 본인의 손에서 단순한 막세사리가 아니라 너무나 값진 반짝임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정말 감격스러운 듯 보였다. 그 마음을 아는 건지 손님은 매장을 떠나기 전 사장님의 손을 꼭 잡으며 예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 전했다.


이 작은 공방에서 만들어지는 반짝임들이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과 감정이 담긴 보물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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