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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

by 서로를 우연히

꼬마손님이 남긴 여운을 만끽할 새도 없이 다른 주문이 밀려들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커플로 착용할 수 있는, 한 해를 상징하는 동물로 제작된 미아방지 목걸이 오늘의 인기 제품 중 하나였다.


제품을 구매하는 엄마의 시점에서 보면 이런 목걸이를 걸어줄 나의 분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이것을 주문하는 엄마의 마음과 적절한 용도로 잘 사용되기를 바라는 사장님의 마음까지 더해진 이 물건이 가진 반짝임은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까.


우선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더없이 소중하다.’로 해두기로 했다.


그렇게 공방의 하루하루는 흘러갔다. 어떤 날은 너무 바빠서 눈코 뜰 새 없다가도, 어느 날은 너무 손님이 없어 모루를 품에 안은 채 눈물 짓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켜켜이 쌓인 시간이 두터워지던 어느 날,

노을이 질 무렵, 루미에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예약하고 왔는데요.”

“네, 이쪽으로 오세요.”


멀끔한 옷차림에 단정해 보이는 남자 손님은 연인을 위한 맞춤 목걸이를 제작하기 위해 사전에 문의를 했었고, 사장님은 기꺼이 상담 예약을 해드렸다. 특별한 사람을 위한 단 하나뿐인 반짝임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설레니까.


모성애와는 또다른 형태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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