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아 니 이거 어째 만들었노? 대단하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선생님은 방학 숙제 중 만들기 작품을 교실 앞으로 내라고 하셨다. 친구들은 각자 나름 만들기 작품을 교실 앞으로 냈다. 알록달록한 그림이며 찰흙으로 만든 동물, 손수 만든 장난감 등 다양한 작품이 나왔다. 교탁 앞이 금세 작은 전시장이 되었다.
그중 성웅이 방학 숙제는 우리반 친구들 숙제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다. 하얀 스티로폼 판 위에 매미, 메뚜기, 사마귀, 그리고 파리까지 다양한 곤충들이 핀셋으로 꼽혀 있었다. 박물관에서나 보던 곤충 표본이 성웅이 작품이었다.
‘공부도 못하는 놈이 방학 숙제는 내보다 잘했네’
괜히 쪼금 배가 아팠다. 아니 내심 부러웠다. 그렇게 성웅이 방학 숙제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지?’
조금 전부터 이상한 냄새가 솔솔 풍긴다. 뭔가 썩는 냄새가 난다. 난 성웅이 방학 숙제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 본다.
“우웩”
성웅이 방학 숙제인 곤충 채집 작품에서 썩는 냄새가 나는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성웅이 방학 숙제는 친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비록 썩어가는 곤충 채집 방학 숙제지만 성웅이 작품은 우리 반 1등을 했다. 선생님은 성웅이 노력과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셨다. 친구들은 성웅이 작품을 신기하다는 듯 본다. 심지어 우리반에서 제일 예쁘고 인기도 많은 지도위원 미연이와 진숙이도 큰 관심을 보인다. 난 맘속 깊이 부러움을 삼킨다.
난 정말 궁금했다.
‘이걸 어떻게 잡아서 이렇게 스티로폼에 붙였지? 산채로 붙인건가? 성웅이 저 엉뚱한 놈이 뭔가 새로운 방법을 썼나?’
“성웅아 이거 산채로 잡아서 붙인거가?”
난 궁금해서 성웅이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잡아서 냉동시켜서 붙였다.”
난 조금 놀랐다.
“이걸 어떻게 냉동시켰노?”
“어 잡아서 냉동실에 넣었지.”
“어 산채로 그냥 냉동실에 넣었다고?”
“어 그냥 넣었지.”
“그럼 어디 통에 담아서 넣은 거가?”
“아니 그냥 잡아서 산채로 냉동실에 넣고 문 닫아뿌따. 그럼 다음날 얼어서 죽어 있는 거 꺼내서 붙였다.”
‘오잉!’
성웅이의 곤충 채집 방법에 난 눈이 휘둥그레졌다.
“냉동실에 그렇게 곤충 그대로 넣으면 음식에 곤충이 묻지 않나? 너희 엄마가 뭐라고 안하시더나?”
난 성웅이 부모님 반응이 궁금했다.
“엄마는 모르시지. 흐흐”
역시 뭔가 큰일을 하려면 엄마는 모르게 해야 된다.
“그러면 방학동안 이거 썩잖아? 그건 어떻게 했노?”
비록 조금 썩었지만 성웅이 곤충표본은 매우 잘 관리되어 있었다. 이 부분은 어떻게 관리를 했을까? 궁금했다.
“어. 그거? 흐흐 다 방법이 있지.”
회심의 미소를 짖는다. 성웅이는 방학동안 곤충을 채집해서 썩지 않게 하려고 나름 방법을 썼나 보다.
“어떻게?”
“아빠가 먹다 남긴 소주를 매일 발라줬지. 흐흐”
“푸하하하. 진짜 대단하다. 성웅아. 니는 진짜… 천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