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장사의 시작 006) 생애 첫 디스플레이 북
군대전역 후 매장복귀를 하고 한 달이 지날시 즘에 판매는 예전의 감각을 찾은 듯 했다. 제법 자신감이 넘쳤고 어느새 매장 멤버 5명중 맨 먼저 고객을 응대하는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 당시 판매를 가장 잘하는 멤버가 고객응대를 맨 처음 보는 것이 암묵적 룰이었는데 전역 후 복귀한지 한 달 만에 매장의 매출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매장에서는 존재감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 당시 새로운 신상물건이 들오면 매장 내 레이아웃을 변경하고 윈도우 마네킨과 진열을 변경하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도맡아서 하는 점장누나가 매장 내 실세였고 말 한마디가 영향력이 있었다. 마치 고급레스토랑에 수석 요리사 같았다. 매장의 중요한 틀을 잡아 주는듯한 멋진 일처럼 보였다. 판매는 어느 정도 감각을 찾았다 싶어서 매장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고 싶었다. 쉬는 날이면 대구 시내에 있는 꾀나 큰 교보문고 서점에 가서 내가 보고 싶은 책 여러개를 골라서 서점 바닥에 걸터앉아서 보는 것이 나만의 휴식이었고 삶의 낛이였다. 여느 때처럼 휴무 날 교보문고에 가서 관련서적을 부지런히 찾아 보았지만 디스플레이에 대한 책은 도무지 눈에 보이지가 않았다. 자기계발서적이나 경제경영책은 수없이 많이 진열되어있었고 마켓팅 또한 적극적으로 눈에 보이게 펼처져 있었지만 디스플레이에 관련된 책은 찾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다른 상권을 돌아다니면서 브랜드 매장 디스플레이를 보고 인상 깊은 것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서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아이이더가 떠올랐다. 동성로 외에 대구에 브랜드 매장으로 채워진 상권을 알아보았고 그곳을 가보기로 했다. 대구에는 동성로 외에 브랜드매장으로 채워진 상권은 대구 성서 모다아울렛 주변과 칠곡 세븐벨리 주면 과 칠곡 3지구 주변이 있었다. 나에게는 적토마 오토바이가 있었기에 차례로 상권을 들러서 주변 상권을 훌터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벤치마킹이 가능하다 싶은 매장의 디피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두었다. 그리고 하루에 한곳을 들러서 사진을 찍어두면 그날 사진관으로 가서 사진 인화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사진엘범에 붙여 두었다. 그 당시 디지털 카메라가 유행인 시절이었지만 돈이 없을 때라 일회용 사진을 사서 찍고는 인화해서 앨범에 붙여 두었다, 그리고 사진아래에는 빈 종이에 마치 내가 상권 분석가인 마냥 나름대로의 상권에 대한 해석을 적고 브랜드 매장의 디피 호감도나 진열상태나 인상 깊은 판매응대한곳을 베스트 매장으로 선정하고 표시해두었다. 그리고 휴무다음날 내가 근무하는 매장에 출근하면 레이아웃과 디피에 대해 점장누나에게 의견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불편한 시선으로 나를 보았지만 조금씩 나의의견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때면 나의 의견대로 디피를 바꾸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매출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나의 의견에 힘이 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점장 누나는 다른 매장으로 인사이동이 되었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매장 디피를 도맡게 되었다. 복귀한지 1년 만에 매장의 디피와 판매모두를 책임지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그때의 그 시간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나의인생에 가장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휴무 날이 되면 대구 뿐 아니라 경주, 부산등지를 다니며 나만의 디스플레이 북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