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나의 자리
(운명)
버거웠다
널 찾아 헤매는 나
기약도 없이
머나먼 길을
너무 오래 걸었다
너무 아팠다
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더는 걸을 수 없이
몹시 지쳐있었다
이런 날 알았다면
내 곁에 있어줬다면
모든 것은 달라졌을까
나는 궁금해하지
않기로 한다
그대로 주저앉아
바보처럼 울고 있는
내게 손 내밀어 준
지금 내 곁에 있는
나와 다른 이 사람
비록 뜨겁고 냉혹한
전쟁 같은 삶이지만
홀로 죽지는 않을 테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랑하다 떠날 테지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상 속에 날 찾아온
운명이라는 벽 위에
조용히 입을 맞추고
그 자리를 감당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