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를 읽고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기업의 성공 비결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아니다.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p.92)라는 점이다.
책은 인재 관리와 채용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다. 단순히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조직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직의 효율성도 저하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뽑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내 조직에 적합한 인재일까?
1. ‘적합한’ 인재는 동기부여가 필요 없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의 동기 부여를 고민한다. 교육을 제공하고, 유명 강사를 초청하며,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성과급, 특별 보너스, 혁신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기를 끌어올리려 한다. 하지만 짐 콜린스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빡빡하게 관리해야 한다면, 당신은 채용 실수를 범한 것이다. 최고의 인재들은 관리할 필요가 없다.” (p.100)
즉, 적합한 인재는 스스로 동기를 부여받는다.
그들은 조직이 제공하는 보상이 아니라, 자신의 도덕적 기준과 성취 욕구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 회사가 할 일은 동기 부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올바른 사람을 버스(조직)에 태우는 것이다. (p.131)
하지만 현실에서는 ‘적당히 일할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다. 우리 조직은 어떠한가?
2. 적합한 인재가 아닌 나, 그리고 나의 변화
나 역시 한때는 조직에 완전히 적합한 인재가 아니었다.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내 업무는 새로 개발되는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일이었는데, 초기에는 개발팀의 사정을 지나치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규정이 있었으나 철저하게 지켜지는 조직 문화가 아니었고 나 역시 인적이 없는 도로에서 정지선을 어기듯 융통성이라는 단어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예를 들어, 신제품 평가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개발팀은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대책을 세운 후 나는 다시 테스트해야 한다. 하지만 개발 일정이 촉박할 경우, 개선 대책서 없이 우선 재평가를 진행하는 일이 빈번했다. 결국 문제가 반복되었고, 체계적인 프로세스 없이 업무가 진행되는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새로 부임한 실장님이 나에게 질문했다.
“지금까지의 평가 이력과 대책서를 모두 가져와 보세요.”
나는 21번째 재평가를 진행 중이었지만, 정리된 자료도 없었고 대책서도 10개 정도밖에 없었다. 실장님은 “이렇게 일을 관리할 수는 없다” 며 강하게 질책했다. 그날 이후, 나는 원칙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평가 → 분석 → 대책서 입수 → 재평가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도록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그리고 이것을 지켜나갔다.
타성에 젖은 개발자와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1년 만에 정착시켰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과정은 어렵다.
나는 조직의 방식에 맞춰 변화했다. 결국, 적합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 셈이다.
3. 우리는 과연 ‘적합한’ 인재를 뽑고 있는가?
우리 회사는 매년 수많은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적합한’ 인재를 뽑았을까?
흔히 채용 과정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모난 곳 없이 어디에 놔둬도 적당히 일을 잘할 사람을 뽑는다.”
즉, 특출 나게 뛰어난 인재보다 평균적으로 무난한 사람을 선발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렇게 채용하면 조직의 색깔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직원은 스케줄 관리 없이도 자기 일을 알아서 처리한다.
어떤 직원은 철저한 스케줄 관리가 없으면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처럼 관리가 필요한 직원이 많아질수록, 조직의 생산성은 떨어진다. 결국,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채용 방식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노동법 구조상, 적합한 인재만 남겨두는 것도 어렵다.
결과적으로, 조직의 정체성이 점점 흐려지고, 기업 문화도 약화된다.
4. 나는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가, 보통의 인재인가?
우리는 기업이 ‘인재제일’을 외치는 것을 자주 본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다.
나는 지금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가?
나의 동기는 외부에서 오는가, 내부에서 오는가?
나는 관리가 필요한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가?
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해보자.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만이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길이다.
그리고, 스스로 만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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