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서툴고, 그래서 특별하고, 그래서 미안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라는 말이 이렇게 와닿을 수 있을까.
내 인생에서 처음 달아보는 '엄마'라는 타이틀은
나를 한없이 약하고, 작아지게 만들었다.
'엄마'라는 존재는 강할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엄마가 되어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는 '아이'로 인해 강해짐과 동시에
'아이'라는 약점이 생긴 것만 같았다.
첫 목욕시키기, 첫 손톱 깎이기, 첫 외출 등등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것이 나에겐 넘어야 할 산이었고, 그때마다 설렘과 긴장이 뒤섞여 가슴속에서 작은 북이 빠르게 울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 아이가 무언가 불편해서 응애~ 울기라도 할 때면, 작은북은 커다란 북으로 변신해서 쿵! 쾅! 쿵! 쾅! 내 동공과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들었다.
아기와 함께하는 모든 것이 처음인,
걱정 많은 초보엄마에게 이 시간들은 처음이라 특별하면서도 서툴러서 미안한 시간이었다.
아이를 보러 놀러 오신 시댁 어른께서는 나를 보고 소꿉놀이 하는 것 같다며 귀여워하셨지만
나는 그 말이 내가 너무 부족한 엄마라 느껴져
하루 종일 속상한 마음을 안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서툰 초보엄마의 품에서도 아기는 대견하게도 건강하게 쑥쑥 자랐고,
제법 목 힘도 세져 배를 깔고 누워 고개를 들고 있는 터미타임도 척척 잘 해냈다.
아기들이 성장하기 위해 겪는다는 혼돈의 원더윅스 때는 나를 건조기에서 먼지 털듯 탈탈 털어놓았지만 하루 종일 울었다가도 다음날 빵긋 웃어주는 아기를 보면 힘들었던 기억이 깨끗하게 날아갈 만큼 예쁜 아기 천사가 웃어주는 것 같았다.
매일매일, 아이는 열심히 폭풍성장을 했고,
하루 종일 운다거나 응아를 푸지게 했다거나 하는 힘들고 난감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보여주며
빅 이벤트인 100일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