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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예민한 등 센서

육아는 템빨

by 반짝반짝 작은별


마냥 너무 예뻐서

조리원 모자동실 때마다 계속 안고 있어서인지 첫째 산삼이는 등센서가 매우 예민한 편이었다.

안아 재워서 살살 눕히면 금방 울음을 터뜨려 계속 안고 있는 게 편할 정도였다.


양가 엄마들이 조리원 생활 때 늘 하시던 말씀이 "자꾸 안아주면 손 타니까 좀 내려놓아" 였는데,

그 말을 이해했을 때에는 이미 산삼이가 최상급의 등센서를 장착한 이후였다.


조리원에서 퇴소하고 막 집에 왔을 때는 너무 아가인 데다, 쪽쪽이도 한 달은 넘어서 사용하는게 좋다고 들어서 하루 종일 안아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었는데 계속 참을 수도 없고, 아기를 안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못하겠어서, 아기를 재워서 살살 눕힌 다음, 후다닥 가는데 금방 울어버리니 화장실을 다녀올 때가 제일 난감하고 어려웠다.


당시에는 아이가 쪽쪽이를 물어줄 날만 기다리며 공갈젖꼭지를 쇼핑하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데

아기마다 선호하는 쪽쪽이가 달라서 그 디자인과 모양,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혹여나 준비해 둔 쪽쪽이를 잘 안 물어주면 다시 사고, 다시 사고를 반복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아찔해지기도 했다.


드디어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 쪽쪽이를 처음 물렸을 때의 그 설레는 짜릿함이란!!

쪽쪽이만 입에 물려주면 울음을 뚝! 그치는게 신세계가 펼쳐진 듯했다!

쪽쪽이를 처음에는 길게 물지 않았지만, 점차 쪽쪽이에 익숙해져 잘 물었고, 화장실을 맘 편히 다녀오게 된 나는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신나게 쪽쪽이 찬양을 해댔던 기억이 난다.

육아는 템빨이라는 그 말을 온몸으로 느끼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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