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양가 공동육아

메말라가는 중

by 반짝반짝 작은별


짐을 싸들고 두 아이와 친정으로 갔고,

신랑은 회사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만 처가에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의 본가는 서로 옆동네라,

차로 5분 거리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신랑은 주말에 처가에 오더라도 잠은 편하게 본가에 가서 잘 수 있었고, 덕분에 나도 마음 편히 친정에 머물 수 있었다.


시댁에서도 거리가 가까우니 종종 산삼이를 데려가 육아의 짐을 덜어주셨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나.

그냥 어린 아기 둘 일뿐인데도 양가가 온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친정에서의 육아는 마음이 편한 듯 편치 않았고,

홍삼이는 산삼이와 달리 유독 손이 많이 가고, 신경 쓸게 많은 아기였다.

낮에는 잘 웃고, 잘 자는데, 밤 12시만 되면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을 이유 없이 고막이 찢어질 듯 울어댔다. 분유는 제 양을 다 먹지도 못하고 잦은 분수토로 인해 몸무게도 좀처럼 늘지 않아 영유아검진 때마다 계속 이러면 대학병원을 가야 한다며 심란한 마음을 더 들쑤시니 속이 뒤집어지다 못해 시커멓게 재가 되는 것 같았다.

거기다 피부트러블은 왜 자꾸 일어나는 건지.

임신 때 제대로 안 챙겨 먹은 탓일까, 과자 때문일까 계속 모든 게 나의 부족함때문인것 같은 미안한 마음과 새벽마다 달래 지지 않는 울음소리가 더해져

백일도 안 된 홍삼이에게 험한 말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이 험한 말 또한.. 정신을 차리고 나니 날카로운 칼이 되어 다시 나의 가슴을 찔렀다.


겨울의 엄마집은 가습기를 틀어도, 틀어도 너무 건조했다.

홍삼이의 코도 계속 막혔고, 혹여 숨을 못 쉴까 무서워 잠도 편히 못 자고 아이가 숨 쉬는 것만 바라보다 굳은 결심 후, 면봉으로 코를 빼기도 수십 번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피부트러블도 건조함때문이었다. 친정 근처 소아과는 연고만 처방해 줬었는데 원래 집으로 돌아와 다니던 소아과를 가니 건조해서 그렇다며 로션만 잘 발라주라고 하셨고 트러블은 바로 가라앉았다.)


낮에는 비교적 평화롭고, 밤에는 건초처럼 메말라가는 친정에서의 육아가 어떻게든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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