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일까, 딸일까?
임신 10주 차가 지날 무렵,
나는 새롭게 찾아온 '갈증'이라는 놈과
전쟁 중이었고, 고생 끝에 찾은 해결법은
한겨울의 수박이었다.
신랑은 겨울에 수박이냐며 당황스러워했지만,
유경험자 친정아빠는 한겨울에 복숭아 생과보다는 낫지 않냐며 위로의 말을 전하셨다.
12주 차 때는 1차 기형아 검사가 진행되었는데
검사란 검사는 다 걱정스러웠지만 이 검사가 제일 긴장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초음파 기계를 대는 순간 팔딱팔딱
잘 뛰어놀고 있는 아가를 보며 걱정은 눈 녹듯 사르르 사라졌고, 결과도 평균 수치로 정상이었다.
그리고 이때, 예상보다 빠르게 산삼이의 성별을 알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이게 아기 다리고요, 여기 사이에~" 라며 강력한 힌트를 날리신 것!!!
"허?!!?!"
두 번의 임신기간을 통틀어 초음파를 가장 확실하게 잘 알아보았다고 자신할 만큼 아기 다리사이에 있는 존재가 '아들'이라며 온몸으로 외치고 있었고, 이 날은 하루종일 신랑과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봤어?, 봤어?" 라며
초음파 사진을 자랑하기 바쁜 예비 도치부부였다.
아들이라고 양가에 알렸을 때,
나는 시댁에서 가장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어머님의 반응은 "아들새끼 키워봤자 소용없어"
였고,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