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지는 몸과 마음
임신 20주가 지났을 무렵부터 나는 호흡이 힘들어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특히 가슴 쪽이
꽉 끼는 갑갑한 옷을 입은 듯 숨이 턱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주수가 찰수록 배는 무거워졌고,
피부 트러블이나 목구멍이 타는듯한 새로운 증상들과 더불어 배뭉침이 자주 느껴지거나 태동이 안 느껴져서 급히 병원을 찾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 그런지 이때 마음이 굉장히 심란했는데,
내 인생에서 불편하거나 서운했거나 미안했던 오만가지 옛 기억들이 떠오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많은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우울했다가-, 괜찮았다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과 임신 중이라 못하는 사사로운 것들이 서럽게 느껴지면서 빨리 임신기간이 지나기를 바랐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30주 즈음, 입체 초음파를 보게 되었다.
입체 초음파 속 너무 귀여운 산삼이의 모습에
누굴 닮았는지, 발가락은 왜 이렇게 귀여운 건지 오랜만에 신랑과 친구들, 가족들에게 하루 종일 쫑알쫑알 떠들고, 연락을 보내며 신나 있었던 기억이 난다.
눈을 감고 편해 보이는 자세로 엄마 뱃속에 자리 잡은 산삼이를 보며 조금 더 힘내서 마음을 다스리자 생각한 순간이었다.
ps. 나는 전업주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신기간이 힘들 때가 종종 있었는데 워킹맘들은 임신과 동시에 슈퍼우먼이 되는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워킹맘들에게 응원과 존경의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