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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기억과 추억을 돕는다

이건 저번 일본여행 냄새고, 저건 평소 책 읽을 때 냄새야

by VioletInsight

무언가를 잘 기억하고 싶을 때, 학습의 집중력을 높을 때는 향기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최근 약속이 있어서 천호 쪽에 간 적이 있다. 나는 보통 약속이 있으면 시간을 딱 맞춰서 가기보다는 1~2시간 정도 일찍 가는 편이다. 미리 그 지역의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시간을 미리 확보해서 좀 더 의식적으로 일상에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나름 신뢰와 지적인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


근데 그날은 카페 가서 책을 보기에는 시간이 약간 애매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나는 해당 지역에 교보 문가 있을 경우 들어가서 책을 구경하고 구매를 한다.


화면 캡처 2025-06-13 103226.png 아직 25년의 절반인데 벌써 몇 권을 산 거야?


나는 주로 잠실점이나 광화문점을 자주 가고, 교보문고 천호점에는 처음 갔는데, 들어서자마자 괴리감이 느껴졌다.



"교보문고 냄새가 안나잖아!!!"


교보문고 자주 방문하시는 분은 공감을 하실 것이다. 교보문고에는 자체 시그니처 향인 Scent of Page가 있다. 그래서 보통 교보문고 매장에 가면 그 특유의 자체 향기가 존재한다.


bnR_e02_01.png 교보문고 광고 아닙니다. 저 교보문고 하드코어 유저인데 저한테 뭐라도 주신다면(아 이미 선물로 받은 게 좀 있긴 하다..)


그래서 살짝 일반적인 서점의 느낌인 교보문고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약속에 갔다.(사실 시그니처 향이 없던 옛날 교보문고 추억이 생각나서 나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그건 바로 사람은 다양한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기억이 오래 남는다.



기억에 있어서 시각은 시각으로만, 청각은 청각으로만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는다.


예전 브런치에 글을 거의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공감각을 가진 경험에 대해서 글을 썼다. 사실 이렇게 웹에서나 "저는 공감각 있어요"라고 말할 수가 있다. 현실에서 주변인들에게 "저는 공감각이 있어요"라고 말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사실 인구의 1% 정도밖에 없으니까.) 나는 이 공감각이 약간 어머니한테 받은 유전적인 부분인 것 같은데, 최근 어머니가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같이 얘기를 하다가 내가 이런 말을 했다.


small-dream-in-red-1925.jpg 여름에 뜨거운 추상 보니까 더 더운 것 같아


"엄마 엄마, 한국말은 약간 네모가 굴러가는 느낌이고, 영어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다? 프랑스어는 완전 액체고 독일어는 탄산음료야, 외국말의 강세랑 발음은 이렇게 느낌적인 차이가 있는데, 일본어는 강세나 발음이 약간 계란 같은 게 굴러가는 느낌이라 우리 말이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


이랬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느낀다. 하지만 어머니랑 얘기할 때는 이런 느낌에서 디테일적으로 서로 더 파고들어 가기 시작한다. 아마 그래서 내 공감각은 어머니한테 일정 부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얘기를 왜 하냐고? 그건 내가 외국어를 남들보다 빠르게 배우고, 코드와 텍스트를 빠르게 읽고, 기억력이 좋은(실제로는 기억력 좋다고 얘기하고 다니지 않는데, 사소한 거 챙겨주고 기억해 줄 때마다 들킨다.) 이유는 어떤 것을 보거나 느낄 때 동시에 여러 감각을 복합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습관적으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과학계에서도 이런 다중감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3년 네이처지의 연구에 따르면, 다중감각적 학습이 기억성과를 향상하는 것을 연구적으로 입증했다. 시각과 후각을 결합한 학습은 단일 감각 학습보다 더 강력한 기억을 형성하며, 이는 뇌의 다양한 감각피질의 상호작용을 활발히 한다는 것이다. 아직 연구가 활발한 분야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맞아요! 이럴 수는 없다. 아마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제일 간단하고 편한 방법은 향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does-perfume-expire-hero-mudc-042820.jpg Perfume


나는 모든 감각이 예민한 편인데, 후각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향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예전에 책에서 보았나? 어떤 사람이 자신은 외국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저렴한 향수를 하나 사서 그걸 내내 뿌리고 다니는데, 나중에 그 향수의 냄새를 다시 맡으면 여행의 추억이 잘 떠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에 가보신 분들은, 그 미국 락스냄새 있잖아요? 그리고 영미권 도시에서 느껴지는 어쩌다 느껴지는 특유의 지린내도..)


나도 이 얘기를 보고 그랬던 것 같아서, 특정한 일을 할 때마다 각기 다른 향수를 이용한다.(저렴하지만 알코올냄새 너무 나지는 않은 향수가 좋다.) 예를 들어 코딩할 때 뿌리는 향수, 카페 가서 책 읽을 때 뿌리는 향수, 운동할 때는 쌔지 않은 섬유향수 같은 것을 뿌린다.(향수랑 땀냄새 섞이면 이상해지기 때문에) 등등 개인 공부할 때도, 이런 식으로 일과 공간에 따라서 각각 다른 향을 이용한다.


그래서 기억력과 공부에 도움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긴 하냐고?

내가 딱히 기억력 테스트를 하면서 A/B 테스트를 개인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실행과 집중력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 마냥 무조건 반사 같은 것을 해서 주저함이 없어진다.


솔직히 나도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운동 가면 정신이 살짝 몽롱한 상태라 어려움을 느낀다. 근데 그때 뿌리는 작은 향기가 나를 운동을 할 수 있게끔 격발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을 읽거나 공부, 글쓰기를 할 때도 그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좀 더 다채로운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읽는 책에 내가 향기를 넣어주는 것은 뭔가 더 낭만적이고 생기를 넣는 것 같으니까. 해외



-요약-

혹시 학습효율을 높이고 싶거나, 공부를 하는데 꾸물거리고 주저함이 있지는 않은가요? 그럼 향기를 한번 이용해 보세요


향기는기억과추억.png 책 냄새 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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