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기원(祈願)

산문시

by 이월

끝나지 않는 물소리에

슬픔과 걱정이 먼저 들지 않기를



너무 아프지 말고,

너무 무겁지 않아서



팔랑이는 발걸음을 떼며

집으로 오렴



몇 년의 하지가 끝을 내면

장마가 올 텐데

그리움이 길지 않기를



어두워진 여름 저녁

이파리 색을 어둡게 뒤바꾼 나무들이

낮보다 두꺼운 목소리로 너를 본다.



풀벌레도 구름도 고양이도

문 앞에서 놀자며 기다린다.


여름은 여기 있다

작은 손가락 끝에 욕심을 놓으렴

여름은 너를 위해 자리를 지킨단다


아이야, 아이야


아이야, 밖에 무화과가 열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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