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금빛으로-*방콕 D+4

아니, 언니 왜이러케 머쉬써요..반해짜나요..

by 홍고롱

퇴사 후 여행을 결심하며,
바레(BARRE) 운동으로 열심히 체력을 길렀다.
"제 체력은 문제없습니다!"


의기양양하게 선생님께 여행 간다고 말했더니,

“방콕에도 바레 수업 있어요! SNS에 원데이 클래스 많아요~”

선생님이 웃으며 말해주셨다.



오호라.
그렇게 찾아낸 방콕 바레 원데이 클래스.
‘고와비(Gowabi)’라는 앱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마사지, 네일, 필라테스, 바디케어 등 온갖 뷰티 관련 정보가 총집합된 어플이었다.


결제만 해두고, 시간표만 믿고 직접 찾아갔다.


이제서야 타게 된 방콕의 BTS (지상철)

8시에 탔더니, 만원.


출근 시간은 만국 공통인가 봅니다.

다들 피곤해 보이시던데요.

저도 출근 좀 해봤거든요. 그 마음, 백번 이해합니다.



(에라완에 위치해 있는 피지크 57은 에라완 건물 안에 있는데, 그 옆 건물에 루이비통 카페가 신들의 공간인 마냥 예쁘게 자리해 있었습니다.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초급반은 8시 15분,
중급반은 10시 15분 수업 시작.

나는 8시 10분 도착.


데일리 체험자는 많지 않은 듯했고,
데스크에 다소 낯선 직원분과
딱 봐도 선생님인 카리스마 뿜뿜한 그녀가 있었다.


5분 정도 날 검색하던 그녀,
결국 사진 한 장 찍고는 "입장하세요~"

30초 만에 바로 수업 투입.


분명 한국에서 열심히 배워왔건만,

막상 또 처음처럼 어리바리.


그나마 다행인 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됐다는 점.
안 다행인 건, 난 운동할 때 개인 코칭 별로 안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유독 나에게만 자꾸 오신다는 것.

그 덕분에 눈도 못 돌리고 풀집중.


한국에서 느낀 감정을 여기서 느낄 줄은..

"아... 집에 가고 싶다."


한국 선생님은 ‘전신 가볍게 - 전신 강하게 - 하체 집중 - 코어 - 스트레칭’

3개월 해오면서 이제 좀 알겠다 싶었는데,

태국 선생님은 갑자기 누워서 볼로 굴리고,

갑자기 일어나 발레 포즈,

다시 앉고…

예측 불가! 아주 에너제틱!


수업을 끝내고 조용히 바레 양말과 운동 티셔츠를 구매함.

인증샷은 못 찍었지만, 땀 흘린 흔적은 남기고 싶었어요.





다음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어제 마신 '더티 커피'.
그걸 마시러 가야 했다.

그래서 오토바이 택시를 탔다.


도착했는데,
계속 나를 쳐다보는 기사님...
“저 길 잘 찾아요! 어제도 왔거든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이 안 나옴.


길을 못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기사님이 “저쪽이에요”
“아~ 코쿤카!!” 하고 갔는데,
아님 주의.

들어갈 때까지 지켜보신다.^^


다시 돌아오자 주차장 아저씨가
무심한 척, “저기예요.”
아침부터 두 분의 따뜻함, 잘 받았습니다!


익숙한 창고 외관, 작은 실내
직원분이 나를 보더니,
“또 오셨네요!”

고개만 무한히 끄덕이며 앉았다.


더티 커피 한 잔, 3분 컷.
밀크티 한 잔 추가, 5분 컷.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어제의 고기국숫집은 11시 오픈...


그래서 급하게 코스를 바꿔,

동키몰(Donki Mall)로 출발!


안녕히 계세요!라고 했는데,

또 오라고 해주셨다.

고마웠어요!





예전엔 감도 없이 잠깐 들렀는데,
그때 먹은 굴이 너무 맛있어서 잊지 못한 그곳.


카페서 도보 7분 거리.
이젠 길을 알아서 그런지, 덥긴 해도 괜찮았다.


다시 보니 여긴 일본식 마트 느낌.
야끼니꾸도 구워주고, 라멘도 팔고,
"이런 데가 왜 우리 동네엔 없냐며..."


굴은 없었다. 아쉽...
대신 왕새우와 연어덮밥 구매.
녹차 500ml 포함 288밧.
만원 정도! 말이 안되자냐..


저 또 올래요. 그땐 굴이랑 야끼니꾸 먹을래요.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더니 낮잠이 솔솔,

꿀처럼 기절.





그. 러. 나. 오늘을 이렇게 보낼 순 없어요.

왜냐하면 금요일이니까.

아시잖아요;)


풀 세팅하고, 못 갔던 고기국숫집 출발!

콘도 셔틀 타고 통로역까지,
거기서부터 슬슬 걸어가는데
15분 정도 걸림.
추천: 뭘 타세요.
정말 더워요. 이미 땀이 한 바가지.


드디어 도착한 그곳.
어제 갔던 바로 그곳인데… 여전히 이름은 모름.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커이 쏘이’를 판다고 한다.

한입 먹어봤다.

음...
솔직히, 엄청난 맛은 아님.

결론: 어제 그 메뉴 드세요.
그게 정답이에요.

그래도 배가 불렀으니까요.


그랩을 타고 이동하는데,

기사님이 고윤정이 나온 한국 드라마를 봤다며

한국을 좋아한다고 해주셔서,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다음 목적지는 재즈바 'ABANDONED MANSION'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곳.

어밴던드 맨션.

7~8시 전엔 가야 자리가 있다고 해서,

8시 간당간당하게 도착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내려갔는데

혼자 온 저를 구제해 주셨어요. 아주 좋은 자리로!


2명 이상일 경우, 핫한 곳들은 웬만하면 예약을 해야 하지만,

혼자 여행자에게는 조금 더 너그러운 편인 것 같아요.

"즐겨라, 그대여!" 느낌?


화이트 와인 한 잔과
못 먹었던 굴 세비체 주문.


곧이어 공연 시작.

아니.... 언니...언니이이이이

언니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소울이며, 음악이며, 몸짓이며,

저 반하게 하려고 작정하셨나여..

땀이 물 흐르듯이 흐르는 데도

열정이 사그라들지도 않나 봐...

너무 멋지잖아...


저 언니 사랑해요...

진짜예요..

언니 다시 볼 수 있다면 태국 한 번 더 오고 싶을 정도에요.


이 바의 웃긴 포인트, 두 가지

언니가 땀 흘리니까 뒤에 앉은 남자분이 메뉴판으로 부채질ㅋㅋ 다정함 폭발

저 남자분이 언니가 멘트중인데 열심히 부채질을…


칵테일이 너무 유니크하게 생김. 다들 받고 “뭐야 이거” 표정. 보는 재미도 있음.

오른쪽 테이블에 남편분이 시킨 건 총이 데코로 나왔다. 두 부부가 총을 바라보던 모습을 잊을 수 없어 한 참을 웃었다.


여하튼 언니의 소울풀한 공연을 끝으로 시차 부적응자는 물러갑니다.






아니 근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숙소까지 걷겠다는 이상한 결심이 불쑥.


처음 10분은 "음~ 괜찮네, 덜 덥고."

다음 10분은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남은 4분은 "내가 미쳤지.. 제정신이 아니지."


아니나 다를까 땀범벅으로 도착한 숙소.

씻고 잠자리에 드니 12시 49분..


금요일이니까요, 불태워 보았습니다!


Ps. 금빛이라고 한 이유는 순전히 제 기억 속에서만 존재해요. 하하. 제가 금빛 옷을 입고 있었거든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