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제가 뭘 알겠어요. 매일이 새롭습니다, 정말.
통로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습니다.
그냥 이렇게 보낼 순 없어, 헬스장으로 직행!
너희 이런 뷰 보면서 운동하는 거뉘, 2nd 찍어주고,
땀 한 바가지 흘리고 나왔습니다. 상쾌하게.
통로 윗동네만 다니다가
오늘은 드립 커피 한 잔이 생각나 숙소 근처 골목을 걸어보기로 했는데,
역시 부촌이구나,
조용하고, 한적하고, 다 하네예.
구글 검색으로 급하게 찾은 A KEEN HOUSE.
후기를 보니, 비싸다는 말 반, 예쁘다는 말 반.
그렇담 이쁘지만 비싸다는 느낌이로군요!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입장과 동시에 느껴지는 ‘방콕 속의 연남동, 한남동’.
제가 웬 거적때기 같은 옷을 입고 갔는데요.
쵸큼 부끄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님들도 뭔가 격식 차린 느낌.
방콕 현지보단 브런치 맛집 vibes.
뭐 그렇거나 말거나, 저는 제 갈길을 갑니다.
핸드드립 커피 한 잔, 빵 두 조각.
배는 고프지만, 배부르게 먹고 싶진 않아서.
소스는 직원 추천 찬스를 썼는데
트러플 소스가 기가 막혔어요.
지금도 생각나는 걸 보니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빵 한 조각에 소스 슥슥, 커피 한 모금.
느좋(느낌 좋은) 카페가 따로 있나요. 여기 있지요.
그렇게 마사지받기 전까지 열심히 글을 쓰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또 간 그 집.
Preme Spa.
BEN은 장기간 휴가로 NATTY가 해주었어요.
오늘도 잘 받고 갑니다.
방콕 물가가 3년 전에 비해 많이 오른 건 사실인 것 같아요.
하지만, 어딜 가나 자신만의 패턴대로 그 도시를 향유하고 있다면,
어디가 비싸고 싸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여행이란 게 각자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거고,
좋은 곳은 구글 지도 저장, 별로면 삭제.
리얼인 곳은 한국 가서 열심히 어필하는 거죠.
"제발 한 번만 가줘, 진짜 미쳤다니까."
마사지 후엔 배가 또 요동칩니다.
딱 떠오른 곳, Terminal 21.
푸드코트가 저렴하다고 해서 매일 갔다는 유튜버 말이 떠올라,
"그래! 오늘은 거기서 끝장을 보자."
BTS 타고 아속역에서 내리면 바로 연결.
5층쯤 무작정 올라가다 보면 푸드코트 등장합니다.
현금으로 카드 충전하면, 전투 준비 완료!
눈 돌아갑니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그래도 위는 하나니 메뉴 4개로 타협.
망고주스도 추가요! (사실 멜론 주스 시켰는데 잘못 나왔어요, 안 비밀)
두 접시 뚝딱.
다시 줄 서서 두 접시 더.
옆 테이블 쏨땀이 그렇게 맛있어 보였지만…
어디서 파는지 몰라 그냥 아무 쏨땀으로 위안 삼아 봅니다.
맛있었으면 장땡이죠.�
다음은 고메 마켓.
기념품 리스트는 이미 머릿속에 있고,
정신 놓고 담다 보니 택스리펀 조건까지 달성.
담은 품목들:
동전치약 (콩알만큼 짜도 입이 화하다며)
동전육수, 야돔 (아직 매력 못 찾음, 길에서 킁킁대시던데요)
배스밤 (욕조에서 꼭 하고 말꺼야)
건 망고스틴 (시식에 홀려 산 거 안 비밀.. 엄마취향저격)
레몬진저그라스티 (목 칼칼한 친구들 용)
폰즈 파우더 코리안 스타일 (화알못 친구들 나눔템)
건망고(빠질 수 없쥬.. 무게 담당), 타이레놀(한국보다 저렴하고 강력하다며), 바셀린 바디크림 (미백을 원했는데, 향에 홀려버려따)
피시소스, 육포..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잔뜩.
가방 찢어지기 직전.
짐 무게에 지쳐 또 오토바이 택시 콜. 숙소로 복귀!
여하튼 비가 또 온다 하고,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루는 쉬어도 되지 않나 싶은 마음...
아시죠?
하지만…
이 밤은 통로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한국 가서 후회 안 하겠어?’
스스로를 설득해, 다시 나서 봅니다.
어제부터 눈여겨봤던 일본식 이자카야 banban.
문을 여니, 여긴 거의 일본.
손님 반은 일본인, 반은 외국인.
한국인은 나 하나.
순간 드는 생각.
‘왜 나는 이런 데만 오는 걸까…’
하지만 걱정해 봐야 무얼 하나, 혼자여도 잘 먹고 잘 마시면 되는 거지.
(참고로 통로와 에까마이는 일본인 밀집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걸 오늘, 마지막 날에야 알았어요.)
분명히 빵 2조각, 수박 4조각(마사지샵), 터미널 21에서 4 접시에 망고주스 먹었지만,
메뉴를 보자마자 군침이..
‘엔화 올랐으니, 여기서 다 먹고 간다’는 마인드로.
그렇게 시킨 닭 사시미(처음 먹어봤는데, 새롭지만 익숙한 맛)
껍질, 목살, 연골, 엉덩뼈 꼬지,
우설 구이,
맥주 두 잔, 소츄 한 잔.
(미쳤지 미쳤어. 이러니까 탈이 나지.. 하)
혼자 먹방 찍으면서 먹다 보니, 껍질 1피스 놔두고 다 먹은 거 실화냐며.
갑자기 옆자리 교수님+제자 느낌의 손님들이 말 걸어주셨어요.
한 잔 더 드시라며,
하지만 저는 이미 배가 꽉 찼고,
그분들은 절 일본인인 줄 알고 일본어로 말씀하셔서
감사하지만 사양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Je suis coréenne...
비록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았습니다.
사요나라.
그렇게 나와서 저번에 갔던 타이피오카로 향합니다.
디제잉이 한창이던 그곳.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가야 할 때를 알아버린 저는
또 그렇게 안녕을 고했습니다.
내일은 또 어디로 가볼까요?
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겠죠?
사요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