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차, 애정에 목이 마르네요
아침부터 분수에 맞지 않는 시티뷰를 보다 보니,
애정이 목이 마릅니다.
깔끔한 카페 말고, 사람 냄새나는 곳이 그리워져 카페를 찾던 중
칭찬 일색이던 135 Coffee Bar를 발견합니다.
일하시는 분들도 친근하고, 멍멍이들이 어찌나 사교적인지
"꼭 가보라"던 누군가의 말이 자꾸 맴돕니다.
그럼 또, 제가 놓칠 수 없죠.
숙소에서 5분 컷.
가벼운 마음으로 노트북을 챙겨 향합니다.
라테 한 잔 시켜 놓고
글을 써볼까 하는데—
어디서 이들을 푸셨을까요?
커다란 친구 둘이 저를 덮칩니다.
홀리 몰리..
어떻게 이렇게 다정할 수 있죠?
저를 처음 보는데요..
한두 해 본 사이처럼 저에게 다가와서는
꼬리를 흔들고,
제 다리를 핥고,
제 살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너희들..
요망지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오라고 그랬구나.
가게는 드립커피도 네 가지 정도 있고,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듯한 아늑한 분위기.
소녀, 엄마, 이모, 아빠까지 모두 볼 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제 글 쓰는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댕댕이들만 제 옆에 와서 알랑방귀를 뀌고,
간식이라도 있었으면 줬을 텐데, 미안해 얘들아.
반겨줘서 고마워.
다시 숙소 복귀.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차이나 타운.
출국 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
특히, 만두.
(이건 다른 얘기인데,
제가 만두 중에 군만두를 안 좋아합니다.
중국집에서 세트 시키면 나오는 만두에 질리기도 했거니와,
촉촉한 느낌을 좋아해서 물만두 혹은 찐만두를 선호하곤 했죠.
그리고 뉴욕 차이나타운에 간 저는,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제가 아는 만두가 아니었어요.
정말 단연 군만두가 1등이어서..
그 맛 잊지 못해,
이제는 군만두 맛집을 찾아다닙니다.)
차이나타운 옆에는 포토 스팟들이 즐비하고,
꼭 가봐야 하는 카페가 있다고
방콕 8번 간 친구가 추천해 주네요?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일단 들러봅니다.
포토스팟이어도, 혼자인 저는 사실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여러 장비로 혼자서도 사진 잘 찍으시던데,
저의 경우,
짐은 최소화,
추억은 눈으로 담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게 이름 모를 거리를 걷다가,
카페 홍씨앙콩으로 입장합니다.
입구는 협소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 나올 듯한 목재 인테리어가 펼쳐집니다.
높은 층고에서 오는 위압감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온기도 느껴지는 공간.
기대가 없을수록 더 놀랍고 반가운 법이죠.
작은 통로를 지나 야외로 나오니,
강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여긴 안 왔으면 정말 아쉬웠겠다’ 싶은 순간이었어요.
벌레만 좀 덜했다면, 더 오래 있었을 텐데요.
그리고 드디어 차이나타운 도착.
여기가, 중국인가요?
너무도 중국스러운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그나저나 차이나타운의 고양이들은
고양이이기를 포기한 양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갑니다.
어떻게 도망가지 않을 수 있죠?
얼마나 잘해주길래.. 냥냥이 천국이구낭
만두는 기억에서 이미 잊혀진 지 오래였고,
등에 땀줄기가 계속 흐르던 저는
'꾸웨이언짭포차나'라는 고기국숫집으로 직행합니다.
(백 선생님 추천이라던..)
맑은 순댓국 같은 느낌에 살짝 매콤한 맛.
한국인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지만,
엄청난 감동까진 아니었습니다.
다음엔 다른 데도 가볼래요.
여하튼 배가 불렀던 저는,
더 이상의 음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더위를 달래줄 근처 바를 물색했습니다.
이름이.. 한자라.. 문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문이 숨겨져 있어서,
옆 집 가게 사장님이 알려주셨어요..^^
칵테일 두 잔.
첫 잔은 칵테일 위에 케이크가,
두 번째 잔은 알알이 올라가 있어, 터트리는 재미가.
그렇게 더위를 피한 후, 돌아온 숙소.
역시, 집이 최고예요.
집 뷰가 끝장납니다.
달리 뭐가 더 필요하겄어요.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