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지 않고 은은한 빛이 감도는 사람

추구하는 나

by 홍고롱

10대 후반부터 서른다섯이 될 때까지,
나는 왜 그토록 반짝이고 싶었을까.

누구 앞에 나서서, 무얼 그리 해보고 싶었던 걸까.


각종 선거에 나가 떨어지고, 또 당선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삶이 그렇게 녹록하게 흘러가진 않았다.


발표하러 나가면 목소리는 떨리고,
그 떨림이 마이크를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게 두려워, 아침부터 맥주 한 캔을 들이키고
프랑스어로 발표를 했던 날도 있었다.


그 와중에 조금 더 알려지고 싶어
카메라 테스트까지 받아가며

순발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내가 아등바등거리기도 했다.


화려하게, 더 빛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속엔 ‘내‘가 없었다.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나는 어디서든 일할 수 있었고
그 직장들엔 굳이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는 그냥저냥 다닌다고 했다.
삶을 연명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되뇌듯 말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덧, 서른여섯이 되었다.


예전에 벗어버렸어야 할 그 껍데기들이
어찌나 무겁던지.


그걸 더 갈고닦으며, 나는 자꾸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라’라며
애써 어필하려 애썼다.

돌아보면 미워지는 모습들이다.


더 빛나고 싶었던 만큼이나, 과했던 나.
낯가림도 없이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다던
과장된 밝음.
누군가 나를 싫어할까, 욕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작고 작은 나.

그 모습들이 어찌나 보기 싫던지.




어쩌면 지금의 나는,
다시 ‘무’로 돌아온 기분이다.


그동안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며 과시하곤 했지만

무라는 말이
이토록 반가운 순간은 처음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
그래서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

어떠한 가능성이든 열려 있고,

새로운 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그건 어느 직업에 뛰어드는 일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

관계도, 생각도, 심지어 시간마저도.


그 모든 걸 덜어내고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들로 채워볼 시간.




나는 왈가닥 같던 나도 사랑한다.
조금은 부족하고, 때론 호기롭던 나도 좋다.
하지만 이제는
과하게 무언가를 좇고, 취하고 싶지 않다.


덜어내고, 비워내서
진정한 가치를 좇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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