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차게! 미래는 흐르는 대로!
‘일’이라는 행위로 하루를 채우고 나면,
고되든 수월하든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침대에 눕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넓은 세상에 내 몸 뉘일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 살 만하지 않냐고 혼자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런데 내가 만들어 놓은 계획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화·목에는 일이 끝나자마자 영어회화 스터디를 가고, 주 2회는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세 번째 주 일요일엔 봉사활동, 예정된 결혼식, 정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들과의 약속도 빠지지 않는다.
하루에 두 번씩 엄마와 통화를 하고, 엄마가 나를 필요로 하면 군말 없이 달려간다.
집에 돌아오면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도 빠짐없이 해낸다.
(당뇨 초입 단계인 고양이를 위해 습식 캔 급여도 하루 두 번 챙겨야 한다.)
감자를 캐고 청소기를 돌리며, 설거지와 빨래까지 ‘오늘 안에 마무리하자’고 마음먹는다.
그 사이사이로 유튜브로 주식시황을 살펴보고,
토익 스피킹 연습을 하며, 주 2회 글을 쓰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시간을 쪼개 살다 보니,
침대에 눕는 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모른다.
하루를 마치고 이불속에 몸을 파묻으면,
‘와, 최고다’를 연발하다가 이내 곯아떨어진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그 속에서도 오늘보다 나아지는 나를 꿈꾸고,
주변의 소중한 이들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그리고 한 달이 쌓여간다.
그러다 주말,
3일 연속 술자리로 체력이 바닥났지만
소고기를 사러 가기로 한 엄마와의 약속은 지켰다.
옷을 추적추적 챙겨 입고 엄마를 데리러 간다.
엄마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엄마가 예전에 해준 말들이 떠올랐다.
“엄마가 예전에 큰 그릇 얘기했잖아.
나는 다른 사람들을 품어주는 사람이 될 거라고.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
엄마가 날 키워온 방식이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었어.
그래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 거 같아.
뭐가 중요한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엄마.
고마워.”
엄마의 한마디는 늘 치트키 같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그 말을 떠올리면 머리가 정리된다.
내가 오늘을 살아내는 이유는 대단한 서사보다
약속을 지키고, 돌보고,
내 컨디션을 망치지 않는 똑똑한 선택들에 있다.
그게 쌓이면, 내일은 조금 더 반듯한 내가 있다.
엄마는 평생의 꿈이 있었다.
‘현명한 자식을 낳고 싶다.’
나는 누구보다 똑똑하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엄마의 꿈대로 내 삶을 일구고 싶다.
그녀는 지금도 말한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참지 말고,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버티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아. 우리 공주.”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오늘 하루만큼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낼 것이다.
오늘은 알차게!
미래는 흘러가는 대로!
당신의 오늘도 힘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