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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동

by kacy


뇌병동


머리 수술하고 85 뇌병동에 입원하다.

아침마다 간호사 와서 질문을 던지는데,

환자분 이름이 뭔가요?

오호라 여기가 뇌병동이라 간호사가

자기 환자 이름도 모르는구나.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나 아무개라고 한단다.

아주 잘했어요. 그럼 여기가 어딘가요?

허, 여기가 천당인지 지옥인지 아니면 혹 연옥인지

아이고 나도 잘 모르겠구나.

그러니 저리 어린 간호사가 여기가 어딘지 어찌 알꼬.

대답 못해 망설이니, 간호사 얼굴 찌푸리며,

여기가 병원인지 모르세요?

오호라 그래 여기가 뇌병동이구나.

그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뇌병동이란 말이지.

이놈들은 손뼉 치고

저놈들은 가슴치고

너는 내가 꼴통이라고, 나는 너를 미쳤다고,

머리 붙들고 싸우다가

머리 터져 모두가 뇌병동에 갇혔구나.

오호라 오호라 세상이 다 뇌병동이 되었구나.



갑자기 뇌수술하고 입원해 있는 동안

아침마다 간호사가 와서 질문을 합니다.

환자의 정신 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겠지요.

그런데 모든 간호사가 항상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름이 뭐냐, 여기가 어디냐. 등등

매일 아침마다 그러니 짜증도 좀 나고 장난기도 생기고 해서 바로 대답

안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질문을 좀 다르게 하면 안 될지 말입니다.

뭐, 봄이면 산수유 꽃 색깔이 뭐냐든지 벚꽃은 언제 피냐 든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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