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기억
어릴 적 그때는
낮 12시 알리는 사이렌이 매일 울렸다.
배가 고픈 나는 집 뒤로 돌아가
내 딴에는 사이렌 소리와 정말
똑같은 소리를 애앵앵 소리높이 울리고
엄마에게 달려가 12시 됐다고 밥 달라고 하였다.
그때 울 엄마 어떤 표정이었을까,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참 궁금하다.
1950년대 초. 내가 5살 전후로 생각된다.
전쟁 끝날 때쯤일까.
12시 전인데도 배가 고픈 나는
내 나름 사이렌과 똑같은 소리라고 생각하여
목청을 돋우어 소리를 내고 어머니에게 달려가
방금 12시 사이렌 울렸으니 밥 달라고 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그때 어머니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