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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심으며

by kacy

고구마를 심으며


4월은 갔습니다.

그 님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신다던 온갖 소문은

목련꽃과 함께

땅에 떨어져 밟히고,


5월이 와

뻐꾸기 울면

나는 고구마나 심습니다.


뿌리도 나지 않은

줄기를 묻고

꾸욱 꾸욱 눌러 줍니다.


온갖 꽃이 흐드러저

더욱 슬픈 이 봄에

뻐꾸기 무심히 울면


꺾인 무릎

아픔을 참으며

뿌리도 나지 않은 줄기를

꾸욱 꾸욱 눌러 심습니다.



우리나라 중부 지역에서는 대체로 5월 중순에

뻐꾸기가 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때가 가장 고구마 심기에

적합한 기온이 됩니다.

그래서 농부들은 뻐꾸기 울면 고구마 심는다고

합니다..

또 고구마는 뿌리도 없는 줄기를 바로 땅에 심습니다.

그러면 한 4, 5일 지나면 하얀 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생명력이 강한 것도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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