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이른 아침
텃밭 내려가는 길
거미줄이 내 얼굴을 막아선다.
내치려는 내 손은
이슬 맺힌 새 거미줄 위에
멈칮하고,
하필이면 왜 길 위에다,
혹시 이놈이
날 잡으려고 여기다?
거미들은 밤새 새 거미줄을 칩니다.
그런데 사람 다니는 길을 가로질러 줄을 치면
치워 버릴 수밖에 없는데, 아직 아무 벌레도 못 잡은,
방금 만든 듯한 깨끗한 새 거미줄을 없애 버리자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참.....
한국 서정시 100년의 역사에서 조금은 새로운 시각의 시 읽기의 길을 가려합니다. 서정시 본연의 범주 안에서 순수한 서정적 마음으로 시를 읽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