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없는 방이 필요해

by 강소록

우리 집에는 방이 세 개가 있다.


큰 방 하나는 우리 부부가 사용하고, 다른 방은 막내딸이 혼자 넓게 쓰고 있고, 좁아터진 작은 방에는 아들이 살고 있다.

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은 마치 셰어 하우스에 사는 대학생들처럼 밥 먹을 때만 식탁으로 나오고, 씻을 때는 화장실에 출몰하기 때문이다. 그 나머지 시간에는 방문을 닫고, 안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잘 살아간다.


노크를 하고 애들 방에 들어가야 한다는 예법을 실천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 교과서나 영화처럼 고상하게 일일이 똑똑 노크하는 것도 내 성품과 성격에 맞지 않았다.

결국 여러 번의 실수로 인한 따가운 충고 끝에 살살 방문을 여는 것으로 타협을 했다.


며칠만 지나면 딸애가 종강을 한다.

그럼 보통 초딩 엄마들이 흔하게 말하는 애들 방학이 우리 개학이라는 말 그대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딸과 함께 퇴직한 남편까지 두 달 이상 두 명의 삼시 세끼를 차려야 한다니, 육수 꽤나 흘리겠다 싶었다.


아니지. 식구들이 춥다 해도 실내온도는 적어도 26도 이하로 유지해야지.

내가 집밥 하느라 더워서 에어컨 좀 튼다는데 잔소리 좀 그만하시라고요.


딸에 대해 걱정이 하나 있는데, 그 여리한 손목으로 학교 과제만 해도 아플 텐데, 거기에다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는 것이다.


그래도 무릎이 아픈 엄마를 대신해 설거지나 빨래 등 집안일을 잘 도와준다.


집에 둘이만 있게 되면, 심심해서 괜히 살살 문 열고 방안에 들어가 살핀다.


늘 그렇듯이 방안은 밤낮없이 불이 꺼져 있다.

딸 방에 불이 켜질 때는 물건을 찾을 때뿐이다.


그러나 만약 딸이 어김없이 자고 있다면 살금살금 그냥 나올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 깨서 휴대폰을 보고 있더라도 몇 마디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도 조용한 소리로 말이다.


내가 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거실로 좀 나와 있어. 방에만 있지 말고. 나는 이 방문이라도 없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 딸 얼굴 자주 볼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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