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꾸준히 즐기는 것

by 강소록


자기소개란에 취미나 특기를 적으라고 하면 잠시 고민이 되었다.

취미는 음악감상, 드라이브 정도인데, 특기는..


아직 특기라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일 년째 열심히 배운 것이 있는데, 바로 오카리나이다.


처음엔 중급반 수강생들 틈에서 초급반인 나 혼자 삑사리라도 낼까 봐 조심하며 결석 한 번 안 하고 열심히 배운 것 같다.

그래서일까. 성실하다고 단독후보에 만장일치로 반장도 되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오카리나를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10만 원도 넘는 오카리나를 집에서 연습하다 떨어뜨려 두 동강을 낸 것이다.

그때 남편이 불같이 화내면서 관두라고 했지만, 계속 배우길 참 잘한 것 같다.


오카리나는 저음에서 고음까지 가능하고, 비발디부터 조용필까지 두루두루 연주가 가능하다.

사실 내 목소리 음역대는 중저음 알토영역 대라, 노래방에 가면 두 키정도 낮추고 부른다.

하지만 오카리나로 연주하면, 높은 음역대도 마음대로 시원하게 뽑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환상 그 자체인가!


오카리나는 다른 악기보다 비교적 쉽고 가벼우며, 소리는 매우 청아해서 깊은 우물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소리 같다.


호흡악기인 오카리나는 기관지가 약한 나에게 부담스러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호흡이 단련되어 폐활량까지 좋아지는 걸 알았다.


세 번의 발표회를 가졌는데, 한 껏 차려입고 오카리나를 정성스럽게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는 내 모습이 너무나 예뻐 보였다.


지난 4월 발표회 때엔 연주할 곡이 드라마 주제곡 '봄'이었다. 분위기 메이커인 나는, 9,900원을 주고 산 꽃과 나비가 입체적으로 그려진 살구빛 치마를 입고 연주를 했다.

당연히 인기 최고였다. 치마만큼은.


우리는 4월 말인데 벌써 가버리려는 봄을 아쉬워하며, 봄노래와 우리들의 낭만에 취해 시간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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