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 다운 순간

by 강소록


나의 애마를 타고 고속도로를 시속 120Km로 달린다.

작은 차로 무리가 되는 속도임에 분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질주본능을 주체할 수 없으니 어쩌란 말이냐!


몇 번 속도 위반하지 말라고 국가에서 벌금도 내게 했지만, 그 후에도 속도광인 나의 습관은 고쳐지질 않았다.


왼쪽 팔꿈치를 차창 밖으로 살짝 내 밀고 운전하면 스웩 있어 보인다. 등받이를 뒤로 비스듬히 눕히고, 공간을 넓히기 위해 시트를 뒤로 한 채, 왼손으로만 핸들을 잡고 능숙하게 운전을 한다.


바쁠 때 운전하면서 간편하게 식사하는 걸 즐기기 때문에, 운전 중에 다소 위험하지만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운전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식사를 어쩔 수 없어서 대충 때운다는 느낌이 아니라, 바쁘게 열심히 살고, 뭔가 내가 영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오히려 즐겁고 괜찮은 기분이 든다.


자기가 처한 상황을 우울하고 부정적으로 느끼기보다는, 밝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더 좋은 시너지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온 인생 절반 이상이 우울하고 어두운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20여 년 결혼생활을 결산해 보니, 시집살이 이후 현재 친정살이를 하는 나는 부모증후군을 어느새 앓고 있었다.


결혼을 하면 부모를 떠나 독립해서 새로운 우리들만의 보금자리를 가져보고 싶었다.

하지만 형편은 부모를 모시거나, 가까이에서 살면서 긴밀히 영향을 받는 처지가 되고 있다.


물론, 감사한 것도 있고 좋은 점도 있지만, 멀리 있는 파랑새를 그리워하기 마련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지금 내 환경과 상황에서 집에 있는 낡은 형광등을 예쁜 갤러리 벽등으로 바꾸고, 화장실 창문에 아이보리색 블라인드를 달아 옆 집에서 행여나 보일까하는 걱정을 잠재웠다.


이렇게 내가 있는 곳을 조금씩 밝히고 예쁘게 만들며, 긍정적으로 감사하면서 살아가면, 불평과 불만이 축복과 만족으로 바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내 애마를 타고 가다가 디저트빵집이나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가지고 차 안에서 식사를 하며 드라이브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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