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데미안 - 헤르만 헤세
다시 데미안을 읽으며, 초반부터 심장을 뜨겁게 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주 천천히 읽어나갔습니다. 열 살 무렵 주인공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라는 아이에게 약점을 잡혀서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작은 거짓말로 인해서 마치 진짜 도둑이 되는 위기에 처하면서 부모님한테도 말을 못 하고 혼자 앓고 있습니다. 이때 등장한 한 어른스러운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지만) 데미안은 그를 구해주고 그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아마도 스스로 생각할 힘을 기르고 또 진정한 내적 성장을 하도록 해주는 질문 들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때 그 말들을 못 들은 척하고 피하고 맙니다. 아직 그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사람은 모두 각자의 시간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객관적인 시간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주관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로 성장하고 생각하며 또 깨닫는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데미안 같은 존재가 있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남들의 시선에 신경 써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취업 준비 시절, 분명 나에게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물어보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이때 나는 한 발 물러서서 그 질문에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은 남들에게 뒤 쳐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가기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내 속에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책 '데미안'의 첫 부분 중)
하지만 책에서도 그렇고 나의 현실에서도 그러하듯이 그런 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굳이 독촉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질문은 그 질문에 대해 깊이 고민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사람에겐 그저 의미 없는 잔소리일 뿐이지요. 책 데미안의 수많은 부분 중에서도 이번엔 이 초반 내용이 감명 깊어서 이렇게 리뷰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