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들어있는 보험
아내가 매일 습관적으로 켜놓는 아침 방송을 듣고 있었다. 주제는 거의 건강에 대한 것으로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여럿이 나와 이 시간에 집에 있을 주부와 노인들이 좋아할 만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때로는 실험 장치를 준비해 와서 어떤 식품을 먹으면 피가 어떤 식으로 맑아지는지를 보여 준다며 탁한 물에 그 식품을 넣어 물이 맑아지는 마술 같은 퍼포먼스도 한다.
마치 산 염기 중화반응에서 중화반응이 일어나면서 지시약의 색이 없어지는 극적인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는 것과 비슷하다. 약장사 감언이설이 아닌 의사가 증명한다고 실험까지 해서 보여주니 그 식품 혹은 약품은 잘 팔릴 수밖에 없다. 우연이라고 믿고 싶지만 같은 시간 방송사 채널 사이에 있는 홈쇼핑 채널에서 그 식품 혹은 약을 팔고 있다. 하여 이 시간에 새로운 약품이나 식품을 홍보하는 주제가 나오면 지금 홈쇼핑에서 저거 팔고 있는 거 아냐? 하고 무시한다.
그런데 오늘은 시민안전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시민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안전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거다. 구청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세금으로 보험사에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서 보험을 들었다는 얘기다.
몇 달 전에 아내가 눈길 공원을 걷다가 미끄러져 손목이 부러지면서 수술까지 하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터이므로 당장 구청에 전화를 했다. 필요한 서류를 이메일로 보내 줄 테니 서류를 작성해서 내면 얼마간 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메일 안 쓴 지가 10년이 넘어 내 이메일이 살아있는지 비번이 뭔지 자신이 없는데 다행히 아내의 이메일과 비번이 있어 서류 양식을 받았다. 실손 보험금을 신청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서류는 이미 집에 있었으므로 신청서만 작성해서 다시 이메일로 보내거나 팩스로 보내면 되었다. 그런데 서류 중에 개인 정보 이용에 동의하라는 것이 아내의 의심을 키웠다. 내가 보기에 이런 종류의 서류 심사에는 의례 들어가는 동의 항목인데 아내는 혹시 내 개인정보를 해외에 파는 거 아냐? 하면서 망설인다. 설마 구청에서 세금으로 하는 일인데 그렇게 허술하게 하겠느냐며 설득 끝에 겨우 서류를 사진으로 찍어 이 메일로 보내고 그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다음은 성북구에서 요구하는 청구 서류 목록이다.
1. 보험금 청구서
2. 개인(신용) 정보처리 동의서
3. 초진기록지: * 병원초진차트, 응급기록지 등 사고내용 기재된 자료
4. 진단서(진단주수_기간 표시) : 최초 진단에 한함
* 병원초진차트, 응급기록지 등 사고내용 기재된 자료
5. 주민등록등본 또는 초본 전체페이지
* 사고일 이후 발급 – 주소변동 및 주민번호 13자리 표시
* 사고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 가족관계증명서 추가 첨부
(사고자, 청구자 주민번호 13자리 표시)
다음은 챗gpt가 알려준 시민 안전보험에 대한 개요이다.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시·군·구)가 자체적으로 가입하는 일종의 단체보험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자연재해, 화재, 폭발, 대중교통사고, 강도, 스쿨존 사고 등 각종 사고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일정 금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주민 개개인이 따로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지자체가 전액 보험료를 부담하며, 시민은 자동 가입 상태가 됩니다.
✅ 주요 특징
가입 대상 해당 지자체에 주민등록이 된 시민 전체 (일부 외국인 포함)
보험료 부담 전액 지자체가 부담
자동 가입 여부 별도 신청 없이 자동 가입됨
보장 내용 자연재해 사망, 대중교통사고 상해, 강도 상해, 스쿨존 사고, 폭발·화재 등
보험금 청구 방식 사고 후 피해자가 직접 보험사에 청구 (지자체 홈페이지나 보험사 콜센터 통해 접수 가능)
✅ 보장 항목 예시 (지자체마다 상이)
자연재해 사망 1,000만 원
대중교통 상해 사망/후유장해 1,000만 원
강도 피해로 인한 상해 최대 1,000만 원
스쿨존 교통사고 치료비 최대 300만 원
화재·폭발·붕괴 사고 치료비 또는 사망/후유장해 보상
※ 실제 보장 항목과 금액은 각 지자체마다 다르므로, 해당 시청/군청/구청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 유의사항
주민등록이 타 지자체에 되어 있으면 해당 지자체의 보험 대상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보험금은 사고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개인이 가입한 보험과 중복 보장 가능(예: 민간 보험금 + 시민안전보험금 모두 수령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