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태스킹, 되도록 피하세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오늘따라 쉴 새 없이 일이 쏟아진다. 쳐내는 속도보다 일이 쌓이는 속도가 세 배는 더 빠른 것 같다.

내일 임원 보고자료 초안을 만들어서 팀장에게 먼저 이메일로 보낸다. 큰 거 하나 처리했네..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팀장이 나를 부른다.


"보고서 방향이 안 맞는것 같은데? 상무님이 지난번 회의 때 부정적인 내용 줄이고 긍정적인 내용 부각하라고 했잖아"


에이 참, 다시 써야 하는건가..짜증이 밀려온다. 갑자기 전화가 온다.


"오늘 주간회의 영업실적 자료 오후 2시까지 주시기로 하셨는데 아직 안주셨네요. 회의가 오후 3시라 10분 안에는 주셔서 해요"


모니터 하나에는 임원 보고서를 띄우며 수정하고, 다른 모니터에는 영업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런게 멀티 태스킹인가 싶다. 그런데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감이 잘 안온다.




멀티 태스킹이 어려운 이유


멀티 태스킹이란 과연 무엇일까? 멀티 태스킹(Multi-Tasking)이란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온갖 업무가 수시로 밀어닥치는 현대 사회 직장인들에게 멀티 태스킹은 누구나 갖고 싶은 역량이다.


그렇다면 멀티 태스킹은 과연 효과적일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원씽(One Thing)' 에는 다음 구절이 있다. 나는 멀티태스킹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한다.


사람의 두뇌는 유한하다고 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개 이상의 업무를 동시에 하게 되면 집중력이 분산된다. 마치 좌심실에 있어야 하는 피가 우심방으로 조금씩 스며들듯이 하나의 업무 내용이 다른 업무에 포함되는 등 실수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혼자서 한번에 두 개, 세 개를 철하기는 어렵다. 특히 내가 일을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절대 멀티 태스킹을 해서는 안된다. 하나만 해도 실수가 튀어나오고 일이 잘 진척되지 않는데 멀티 태스킹이라..그건 자살행위이다.




나는 멀티 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사람의 심리


이 3가지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 정말로 여러가지 일을 자유자재로 잘 해내는 먼치킨

- 일을 대충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게 별 부담이 안되는 사람

- 쉬운 일들을 여러가지 처리하는 사람



조선 역사 상 멀티 태스킹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임진왜란 때 명재상 서애 류성룡이었다. 선조와 바둑을 두면서 정사를 논하고, 시까지 같이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능력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


나 어릴 때 우체국 같은 관공서를 가면 턱을 괴어 전화기로 이야기하고 한 손으로는 글씨를 쓰고 다른 손으로는 손님에게 돈을 건네는, 손이 천 개인 천수관음 수준의 일처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누구나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고서 실수가 안 나올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C%A0%84%ED%99%94_%EB%B0%9B%EC%9C%BC%EB%A9%B4%EC%84%9C_%EC%9D%BC%ED%95%98%EA%B8%B0.jpg?type=w773


일을 못한다면, 주의력 분산은 절대 금물이다.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신병을 두 그룹으로 쪼개서 서로 다른 전투에 투입한다. 이건 "나 망하고 싶어요!" 선포하는 것과 같다. 손자병법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병법 중 하나가 병력을 여러 단위로 쪼개버리는 것이다.


업무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주의 집중력이 분산되면 안된다. 일을 못하는 경우 주변 자극에 쉽게 집중력이 잘 흩트러진다. 카톡이 오면 손을 주섬주섬 뻗어 폰을 켜고, 창 밖에서 앰뷸런스 소리가 들리면 누가 아픈걸까 관심 가져주고, 통로에 누가 지나가면 혹시 예쁘고 잘생긴 직원이 지나가나 또 쳐다봐주고..당신의 모습은 혹시 아닌가?



일단 내 주위를 싹 정리하자.


- 모니터에 창 여러개 띄우기는 절대 금물이다.

- 서류는 당장 볼거 아님 다 서랍에 집어넣거나 파쇄하자

- 폰은 되도록 보지 말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PC와 연동시키면 메시지를 볼 수 있다. 폰은 여는 순간 알라딘의 요술램프 마냥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일이 마구 몰아닥친다면 순서를 정하자. 이거 다 끝나면 이거! 이렇게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가끔은 임원이나 팀장이 내리는 우선순위 높은 업무들이 새치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가 어디까지 일을 했는지 간략하게 정리하자. 나중에 다시 보면 내가 어디까지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정리하면서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 빨리 일 끝내고 칼퇴근하는 내 늠름한 모습! 누구나에게 워너비 모습이다. 그러나 멀티 태스킹은 허상이다. 허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쉽고 단순한 일을 여러 개 하면서 나는 멀티태스킹에 능숙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실수하기 딱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


신인왕 전에 출전한 권투선수가 한 손으로는 방어를, 다른 한 손으로는 어퍼컷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생각이 복잡해 진다. 복부가 열리게 되기에 잘못하면 카운터 펀치를 맞고 K.O 될수도 있다. 멀티 태스킹 보다는 하나의 업무를 정확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도록 하자.


keyword
이전 14화내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