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종의 무기력증(무기력할 때 대처방법)

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살다보면 무기력함을 느낄 때가 있다. 뭘 해도 잘 안되고, 하는 일은 족족 실패한다. 이러면 "안 될 놈은 안된다"고 체념하게 된다. 무기력증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면 아무 일도 하기 싫어진다. 어짜피 해봐야 또 실패할게 뻔한데 뭐하러 또 해서 상처받으려 하겠는가? 최근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청년 실업 문제도 아무리 취업 준비를 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취업 의지가 꺾이는 것이 큰 원인이 된다.


조선 시대에도 무기력에 빠진 왕이 있었다. 아무리 본인이 뭘 해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결국 폐인처럼 살아갔던 왕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 사람은 바로 조선의 제 25대 왕 철종(1831 ~ 1863)이다.




왕이 된 철종의 신데렐라 스토리


철종이 왕이 된 과정은 굉장히 특이하다. 전 왕이었던 헌종은 불과 22세 나이로 죽게 된다. 헌종에게는 뒤를 이을 세자도 없었다. 워낙 어린 나이에 죽었기에 누구를 다음 왕으로 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문제는 가까운 친척 조차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조선 후기로 오게 되면 자식이 귀해졌다. 아들이 잘 태어나지도 않았고, 겨우 태어나도 이른 나이에 죽고 말았다.


다음 왕은 누구를 택해야 할 것인가? 이 때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안동 김씨 가문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 하나를 찾게 된다. 그는 바로 이원범이라는 사람이었다. 고조할아버지는 영조였으나, 할아버지가 역모로 처형되었고 큰 형 역시도 유배 중에 사약을 받고 죽고 말았다. 강화도에서 숨 죽이고 살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었다.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고 나무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그였다. 글은 겨우 읽을 줄 아는 수준이었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판에 공부하는 것은 그저 사치였다.


그러던 그에게 운명같은 일이 생기게 된다. 수백명의 행차 인원들이 그의 집으로 밀어닥친 것이었다. 이들은 한양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이들의 총 대장은 왕 다음으로 높은 영의정이었다.

이원범과 둘째 형 이욱은 자기들을 죽이러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올 것이 왔구나' 이들은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간다. 심지어 둘째 형은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부러지기까지 했다.


사람들이 다급하게 외친다. "전하! 저희랑 같이 궁궐로 가시죠" 전하?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사실 이들은 이원범을 다음 왕으로 데려가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자초지종도 모른 채 이원범은 그렇게 궁궐에 끌려가 왕이 되었다. 조선의 25대 왕 철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때 그의 나이 18세였다.

철종 어진


철종이 왕이 된 이유


철종은 일자무식 까지는 아니었지만 학식이 부족했다.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왕이 되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런 철종을 왕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만만한 왕이었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구워삶기 좋은 호구가 바로 철종이었다. 이 모든 것은 당시 세도가였던 안동 김씨 가문에 의해 기획된 것이었다. 2년 뒤 안동 김씨였던 당시 세도가 김문근의 딸이 철종의 왕비가 되면서 철종은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된다.




철종이 겪었던 어려움


철종은 사실 말이 왕이지 아무 권한이 없었다. 신하들은 물론이고 백성들도 그를 바보 취급하였다. 사실 그는 까막눈이 아니었다. 그러나 소문이 이상하게 펴져 까막눈에 바보 왕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농촌 생활을 오랫동안 했고, 실제 육체노동을 하면서 백성들이 겪는 부조리한 일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지식은 없었지만 초반에는 의욕적으로 많은 정책을 추진해나갔다.


그러나 신하들은 좀처럼 왕에게 호응하지 않았다. 이미 조정은 안동김씨 세력에게 완벽하게 장악당한지 오래되었다. 철종은 궁 안에 자기 세력이 아무도 없었다. 외톨이처럼 지내야만 했다. 더욱이 온갖 예법에 공부할 것도 많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없는 궁궐 생활은 너무나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대전 내관부터 왕비, 궁녀에 이르기까지 다 안동 김씨 사람들이었다. 철종의 일거수 일투족은 실시간으로 인동 김씨 쪽에 보고되었다. 그는 마치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


왕이 되기 전 철종은 좋아하던 여인이 있었다. 같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던 비슷한 나이의 여인이었다. 왕이 된 후 철종은 그 여인을 잊지 못해 결혼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조선 시대 때 왕이 평민과 결혼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결혼이 무산된 후 그의 무기력감은 더하게 되었다.



무기력증에 빠진 철종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고, 감시당한다는 사실은 철종을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뭘 이야기해도 "전하께서 잘 모르셔서 그러신가본데.." 이렇게 대놓고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그 누구도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그는 점점 유흥에 빠지게 되었다. 매일매일 술과 여색으로 시간을 보냈다. 정치는 안동김씨에게 맡겨 버리고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던 말던 끈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 당시 안동 김씨들은 관직을 팔았다. 그들의 집은 비단, 인삼, 금 등 귀중품들이 넘쳐났다. 돈을 주고 관직을 산 고을 현감들은 본전을 뽑기 위해 백성들을 무지막지하게 착취했다. 결국 가장 고통 받는 것은 백성들이었고 결국 진주민란 등 수많은 농민반란이 곳곳에서 터지게 되었다.


철종은 나무에 앉아있는 새를 보면 종종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새들처럼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삶이 그리웠던 것이다. 수라상도 예전에 먹던 소박한 반찬을 더 좋아했고 술도 예전에 먹던 모주를 마셨다고 한다. 누가 자기 예전 시절에 대해 말을 걸면 그렇게나 반가워하고 좋아했다고 한다. 궁궐 생활은 그에게 그저 답답하고 힘들었을 뿐이다.


철종은 33세에 일찍 사망했다. 죽기 2년 전부터는 몸과 마음에 병이 들어 제대로 말도 못하고, 앉아 있기도 힘들어 했다고 한다. 늘 멍한 상태로 허공만 바라보다가 신하들이 부르면 그때서야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그렇게 철종은 비참한 인생을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무기력증에 빠졌을 때 대처 방법


철종의 모습을 보면 무기력증이 얼마나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볼 수 있다. 이는 결코 방치하면 안된다. 반드시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만 한다. 그 해결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1. 내가 잘하는 일을 찾자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다. 무기력증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도 지식이나 경험 부족, 적대적인 환경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암울한 환경에 계속 있으면서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길로 가자. 철종은 어쩔 수 없었지만 우리는 다르다. 다만 원한다고 당장 그 길로 갈 수는 없기에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시간을 내어 직접 조금씩 해보면서 경험을 쌓고 자신감도 키우자.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은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중국 속담에 '나귀를 타며 말 탈 준비를 하라'는 말이 있다. 일단 나귀를 타고 가면서 말 탈 준비를 해야 한다.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로 미래를 준비하면 사람이 다급해지게 된다.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고 이는 실패로 이어진다. 은퇴한 많은 사람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가 퇴직금도 날리고 빚더미에 오르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나귀를 타고 가며 말 탈 준비를 하자.


일주일에 1%씩 발전한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1년이 지나면 1.01의 52승 즉 1.677이 된다. 약 68%의 성장을 1년 만에 이루는 것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자.




2. 업무량을 조절하자


사람이 너무 많은 일에 치이면 번아웃(Burn-out)이 오게 된다. 머리 속이 꽉 차버려 더 이상 무엇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기에 한계를 넘어 일할 수 없다.


일이 너무 많다면 상사와 이야기하여 업무량을 조절하자. 국가에서는 하루 8시간을 기본 근무 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직원 수, 업무 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일을 팀원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학대행위이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일 상사가 요지부동이라면 팀을 옮기거나 이직도 고려해보자.



3.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자


철종에게 사냥이나 달리기처럼 자기 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다 못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라도 주변에 있었다면 유흥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만의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몸이 힘들 정도로 뛰거나 등산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마음을 털어늫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많을 필요 없다. 한 두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줄 수 있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친구가 있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않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



4.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끊어내자


내 무기력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첫번째는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이들은 내가 한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을 시도한다. 만일 직장상사가 이런 유형이라면 참 답답해진다. 계속 나를 몰아붙이면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자존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사람이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이건 별로고 매사가 항상 부정적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전염성이 있어서 나도 그 감정에 휩슬리게 된다.


만일 친구 중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손절하자. 만일 가족이나 직장 상사 중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거리를 두자. 그리고 직장이라면 개소리 들어주지 말고 무시하자. 장기적으로는 팀을 옮기거나 이직도 생각해보자. 그런 사람과는 결코 같은 배를 탈 수 없다.




마무리하며


태종이나 세조처럼 왕이 되고 싶어서 자기 형제, 조카도 죽이는 권력욕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철종처럼 왕 자리가 싫어 힘들어했던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만큼 사람은 다른 것이다.


철종을 보면 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만일 계속 쭉 평민처럼 강화도에서 살았으면 스트레스도 덜 받았을 것이고 일찍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 왕의 자리는 그에게 맞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옷이었을 뿐이었다. 무기력을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무기력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좌절은 매우 크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아니고, 좋아하는 일도 아닐 때 회의감이 느껴지고 고통을 맛보게 된다.

내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길로 가자. 결국은 그 일을 해야 내가 근본적으로 무기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고 있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주변에 있는 것도 꼭 필요하다. 그리고 나에게 자꾸 무기력을 안겨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과감하게 거리를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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