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대처 방법
차 대리는 결국 이직을 결심했다. 보통 재직 중에 이직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하지만, 차 대리는 과감하게 그만뒀다. 매일 살은 빠지고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현기증이 왔다. 창 밖을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일도 있었다. 도저히 더는 이 사람 밑에서 일할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 달 정도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었다. 마치 6.25 전쟁 직후처럼 팀장의 폭격으로 내 모든 것은 철저하게 파괴된 상태였다. 팀장과 합세해서 나를 같이 괴롭히던 몇몇 팀원에 대한 증오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잊는다고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었다. 꿈에서는 끊임없이 팀장이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네가 다른 회사가면 뭐 다를 것 같지? 넌 여전히 실패자야!"
나를 괴롭히던 팀장이 그 회사에서 여전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보며 이 세상은 악한 사람이 성공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팀장으로부터는 벗어났지만 난 여전히 힘들기만 하다. 불확실한 내 미래, 끊임없이 떠오르는 과거의 고통이 나를 들었다 놨다 한다.
어떻게 하면 더 단단하고 강한 내가 될 수 있을까? 차 대리는 종이를 펼쳐 든다. 그리고 그 방법을 하나씩 종이에 써 내려간다.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슬픔이여! 이제 안녕"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사람이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현상이다. 전쟁터에 나갔거나, 오랜 기간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 재난현장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바라본 사람의 상당수는 PTSD에 시달린다.
나르시시스트에서 오랜기간 핍박을 당했던 사람에게도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팀을 옮기거나 이직했거나 해서 떠났더라도 그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그렇다면 PTSD를 완화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람은 어떤 생각을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떠오르는 법이다. 그 대신 다른 좋은 것을 떠올리자. 우리집의 사랑스러운 아이들, 이번 여름휴가, 어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던 야구경기..내 주변에 소소한 기쁨은 많다. 사람 같지도 않은 인간 하나 때문에 평생을 원망 때문에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달리기, 걷기, 목공, 피아노, 여행, 영화관람 등등..나만의 취미는 나를 골짜기에서 빠져 나오게 한다. 조금씩 악몽과 우울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나르시시스트 상사에게 자주 괴롭힘을 당했던 회의실은 그 근처에도 가기 싫었다. 주변만 가도 그 사람이 떠올랐던 것이다.
'무례함의 비용' 이라는 책에서는 이 증상을 'Brain Burn' 이라고 소개하였다. 말 그대로 뇌가 화상을 입은 것이다. 매미는 한 번 잡힐뻔 했던 나무에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 역시 비슷하다.
아픔이 조금씩 치유되면 그 공간에서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 기분 나빴던 자리에서 신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부정적인 경험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고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은 완화책이지 사실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 반드시 심리치료, 정신과 치료를 받자. 이 곳에 가보면 알겠지만 정말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는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이다.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역할극도 수행하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며 조금씩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당장 그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폭탄이라도 던지고 싶다. 아니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고 싶다.
그러나 복수는 신중하게 결정하자. 내가 아예 직장을 안 다닐거면 모를까,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되면 그 소문이 타고 오게 된다. 전 회사 일로 소문이 들리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나는 이직 후, 아직도 재직 중인던 옛 동료들과 합세해서 이전 회사 팀장을 집에 보냈던 적이 있다.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굉장히 마음 졸여야만 했고 협박도 받아야 했다. 이미 다 끝난 옛날 회사 건에 시달리는건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나르시시스트는 하나 같이 결말이 좋지 않았다. 처음에는 잘 나가고 승승장구하지만, 진짜 생각하지 못한 때에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한 방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자기 편을 들어줄거라고 생각했던 주변 플라잉 몽키들조차 외면했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힐것인가 않을 것인가는 정답은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나는 경험자로서 후자를 추천드린다. 고발에 들어가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꽤 크다. 덮어버리고 싶은 내 악몽을 다시 들춰내야 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에코이스트를 노린다. 잘 웃고 의사표현에 능하지 못하며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당신.. 더 이상은 그들의 먹잇감이 될 수 없다.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명확하게 내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당신..혹시 내가 싫다고 하면, 이건 아니라고 말하면 사이가 나빠질까봐 그냥 좋은게 좋다고 넘어간 일이 참 많았을 것이다. 그런다고 사람들이 떠나가지 않는다. 떠나간다면 뭐 할 수 없는 일이고. 대범해지자!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웃는 낯에도 침을 뱉는 나르시시스트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웃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화가 날 때도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다. 나도 항상 웃는 사람은 아님을 보여주자.
여럿이 모여 있을 때 종종 침묵이 흐를 때가 있다. 이 침묵의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말을 꺼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 때 꺼내는 말은 어색함을 가져다주게 된다. 그냥 침묵을 지키자. 그건 절대 당신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싫어도 부탁을 들어주다가 덤탱이를 쓰는 경우가 있다. 내가 자신없는 일을 맡았다가 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못할 것 같은 일은 확실하게 못하겠다고 말하자. 부드럽게 거절하는 법을 배우자
솔직하게 말해보자. 당신은 회사에서 일을 잘 하는 사람인가? 못 하는 사람인가? 못 하는 사람일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쉽게 희생양이 되지 않는다. 쓸모가 있는 사람은 쉽게 건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은 내가 일을 잘해야 나르시시스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내가 챙겨야 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 약점 잡히기 딱 좋은 사항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람은 당황하면 누구나 흔들리고 어리버리하게 된다. 특히 에코이스트 성향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그 고민이 앞서게 된다.
이것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을 단정지어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말이 먼저 나오는 것이다. 이건 큰 문제가 된다. 특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런 것은 꼬투리 잡히기 딱 좋은 소재이기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 당황하면 허둥지둥댄다. 급하다 보니 절차도 생각하지 못하고 빨리 끝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럴수록 더 절차에 신경써야 한다.
팀장이 일별 영업매출 실적을 정리해서 보고해달라고 한다. 후다닥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도 좋지만, 팀장이 원하는 양식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그 양식에 맞게 작성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팀장이 회의 일정을 잡아달라고 할 경우, 이 때 일정을 정하고 바로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팀장의 의견을 묻고 적당한 시간으로 확보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특히나 나르시시스트 팀장은 절차나 순서에 엄청나게 민감하다. 사소한 것도 다 자기 결정을 받고 처리하게 한다. 지배욕구가 그만큼 강한 것이다. 이들에게 떡밥을 던져주지 않으려면 순서나 절차에 민감해져야 한다.
나르시시스트 팀장은 자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간은 조그만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트집 집는다. 그 작은 실수 하나를 부풀려서 쓸모 없는 인간으로까지 취급할 것이다.
결국은 실수를 안 하는 수 밖에 없다. 실수 안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요소를 최대한 다 없애야 한다. 모니터에 창 여러 개 띄우지 말고, 책상 위 서류도 다 치우자. 폰도 안 보는게 좋다. 그 일을 할 때 실수하기 쉬운 요소를 미리 체크하고 메뉴얼에 따라 진행하자. 그러면 왠만한 실수는 막을 수 있다.
에코이스트인 당신..솔직히 말해서 당신은 회사 체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인간관계가 서툴다보니 협업이 필요한 업무를 잘 하지 못한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회사 밖에서 내 길을 찾고 싶어한다.
물론 당장 회사를 박차고 나갈 수는 없다. 아무 대비도 없이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슬슬 출구전략을 마련하자. 일단 내가 뭘 잘하는지 강점부터 알아보자. 갤럽 강점검사도 있고, 홀랜드 직업적성검사도 있다. 내 강점을 알고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나 뿐 아니라 남들도 인정하는 내 강점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자.
40대 중, 후반 정도에는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 결심하고 조금씩 준비해나가자. 언제까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는 없지 않은가? 당신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회사라는 공간은 당신에게 맞지 않는 무대였을 뿐이다.
당신은 에코이스트일 가능성이 크다. 이 사회의 산소 같은 존재이다. 세상이 당신을 몰라주는 것이다. 당신이 문제가 아니라 악마 같은 나르시시스트가 문제이다. 지옥에나 가야할 사탄의 화신들이 떵떵거리면서 살고, 피해자들이 움츠러든 채 숨죽이며 지낸다면 이 사회가 병든 것이다. 이건 절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병든 사회 탓만을 할 수는 없다. 내 인생은 내 스스로 개척하자. 그리고 이겨내자. 당신은 예전의 당신이 아니다. 맷집이 강해져서 이제 왠만한 펀치는 그저 간지럽게만 느껴진다. 나르시시스트라는 악마가 나를 이렇게 키운 것이다.
아래에 있는 이 것은 꼭 명심하자.
- 나르시시스트는 언제가는 비참하게 멸망한다.
- 바보같이 착하지 말고, 지혜롭게 착하자.
- 모든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지 말자.
- 내 말하는 습관, 일 하는 방식, 인간관계를 꼭 점검하자
- 빨리 탈출하자. 거기 가만히 있으면 당신은 죽는다.
- 나중에 당신이 강해지면, 과거의 당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피해자를 꼭 도와줘라.
이 세상에 나르시시스트들에게 당하는 피해자가 단 한 명도 없기를 기원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강해지시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