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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잘 되는걸 왜 싫어할까(아이티 비극2)

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앞서 아이티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한 사람이던 한 국가이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내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고자 할 때 이를 응원해 주고 지원해 주는 사람들만 있으면 참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앞에서는 응원하지만 뒤에서는 쟤 분명히 실패할 거라고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있다. 대놓고 앞에서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근슬쩍 방해하면서 나를 더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티 역시 그랬다. 주변에 있는 다른 비슷한 처지에 있던 섬들은 같은 노예들임에도 아이티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들을 아이티 흑인들보다는 처우가 더 좋았기에 같은 노예 신분임에도 그들을 무시했다. 저래봐야 오래 못 간다고 빈정거렸다.


유럽 열강들은 악착같이 아이티를 방해했다. 그들이 무역을 못하도록 아이티 농산품을 보이콧하기도 했고, 거액의 이자를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며 아이티를 돈으로 옥죄였다. 아이티에게는 어떤 친구도 없었다. 적들이 가득할 뿐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이 독립하면서 백인들을 모조리 살해했던 것에 있다. 방법이 잘못되었기에 내 편을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측면에서 내가 변하고자 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남의 불행을 즐기는 사람들


독일어에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남의 불행을 바라보며 기뻐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고, 일본어에 있는 '메시우마'라는 단어도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의 불행을 속으로 기뻐하며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런 단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사람의 본성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거기에서 위안을 얻는 것이다. 당연히 나보다 못한 사람이 나를 능가하게 되면 사람은 여기에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이재용 회장 재산이 수백조 원, 수십조 원인 것에는 별 충격을 받지 않는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나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형편이 확 나아지면 질투를 느끼는 것이다. 나보다 공부 못하던 사람이 갑자기 공부를 잘하게 되면 질투의 대상이 된다. 어떻게든 공부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사람도 생기고, 혹시 부정행위로 성적이 오른 것은 아닌지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인간이란 이렇게 간사하고 치사한 존재이다.



타인의 견제를 이겨내는 방법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저항이 있다고 해서 내가 주저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변화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과정이다. 오르막길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다. 돌부리가 숨어 있기도 하고 절벽이 나타나기도 한다. 등에 멘 가방은 점점 더 무겁게만 느껴진다. 이런 방해물을 이겨내야 비로소 정상으로 갈 수 있다. 그렇다면 타인의 견제를 이겨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일일이 민감하게 주변 반응에 대응하지 말자


내가 열심히 하고자 하고, 변하고자 하면 끊임없는 공격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은근히 견제하고 훼방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일이 반응하지 말자. 나는 내 갈 길만 가면 된다.

허구한 날 술 마시고 싸움질만 하던 사람이 개과천선해서 술도 딱 끊고 직장도 다니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면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은 비아냥댄다. 예전의 그를 봐왔던 사람들은 저거 며칠 못 간다고 빈정댄다.


왕년에 싸움 잘하기로 유명했던 스라소니가 주먹세계를 청산하고 신앙인으로 귀의했을 때, 주변에서 그렇게 꼬드기고 비아냥댔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소리에 완전히 귀를 닫았고 일절 반응하지 않으며 끝까지 신앙인의 자세로 남은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주변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변할 수 있다. 주변 반응에 화를 낼 필요 없다.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고 묵묵히 내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2. 나를 지지하는 사람을 꼭 만들어라 (고려 노국공주 사례)


아이티가 독립 후 외톨이가 되어 힘든 길을 간 이유는 주변에 내 편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이었다. 당시는 노예제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심지어 주변에 있던 비슷한 처지의 다른 섬의 노예들조차 아이티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힘이 된다. 고려 공민왕이 원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나 고려를 다시 일으켜 세울 때 큰 힘이 되었던 것이 그의 왕비였던 노국공주였다.


노국공주는 원나라 공주 출신이었다. 고려왕이 딴짓하지 못하게 잘 감시하라고 정략결혼을 시켰던 것이다. 그런 노국공주였지만 그녀는 공민왕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공민왕의 자주독립을 적극 후원하였다. 만일 노국공주가 고국인 원나라에 공민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일러바쳤다면 자주독립은 절대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의 호응과 지지는 내가 과거를 딛고 성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3. 공격의 빌미를 주지 말라


아이티가 독립 과정에서 큰 실수를 했던 것은 바로 아이티 내 백인들을 학살했던 것이었다. 독립이라는 큰 뜻을 이루는 것은 좋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 초기 독립운동 지도자였던 투생을 납치하고 지독히도 착취하던 백인 지배층들에 대해 한이 맺히다 보니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유럽 열강들이 아이티를 제재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었다. 인권을 무시한다는 구실로 온갖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면 안 된다. 주변에서 하는 일에 참견하고 사소한 것은 어겨도 된다고 생각하고 보안에 무감각하면 결국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진정으로 달라지기 위해서는 주변의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격이 들어올 빌미를 주지 말자.



마무리하며


아이티의 사례를 보며 한 사람이던 국가던 변하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변하고자 하는 몸부림이 때로는 주변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바뀌기 이전보다 더 비참한 상태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변하는 것도 현명하게 변해야 한다. 내 편을 많이 확보하자. 그리고 주변 반응에 너무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자. 쓸데없이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 것도 참 중요하다. 그렇게 변화를 위해 결심하였으면 꼭 성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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